해빙기 안전, 선제적 예방이 답이다
해빙기 안전, 선제적 예방이 답이다
  • 김승룡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 승인 2021.03.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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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룡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김승룡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괜스레 가슴 설레는 봄이다. 어느 시인은 봄을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난다’고 표현했다. 봄의 맑은 햇빛과 봄꽃을 즐기려는 상춘객이 증가하는 시기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이 풀리는 이 시기를 해빙기(解氷期)라 부른다.

 봄꽃의 아름다운 미소와 달리 해빙기는 많은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다. 겨우내 땅속으로 스며들어 얼었던 수분이 녹으면서 생기는 지반 약화로 시설물 붕괴, 낙석, 추락, 산악사고 등이 발생한다. 아울러 건조한 공기와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산불이 증가하고, 기온상승에 따른 안전의식의 약화로 각종 사고와 화재가 많은 시기가 바로 해빙기다.

 전북소방은 해빙기에 발생하는 화재 등 재난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해빙기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대책만으로 해빙기 사고를 예방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도민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실천이야말로 사고를 예방하는 강력한 백신이다.

 해빙기에 안전을 위해 주의해야 할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붕괴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해빙기 붕괴사고는 물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물은 0℃에서 얼고 100℃에서 끓는다. 물은 얼면서 부피가 약 10% 증가하는데 겨울에 지표의 수분이 얼면서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발생한다. 해빙기 일교차가 큰 날씨로 토양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진다.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건설공사장이나 노후건축물, 축대, 옹벽 등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다.

 해빙기 붕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설공사장이나 노후 건축물은 지반침하로 인한 균열이나 기울기 등을 살피고 절개지, 축대, 옹벽 등의 균열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아울러 약해진 지반 위를 무거운 굴삭기나 덤프트럭, 레미콘 차량이 지나다가 차체가 넘어질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둘째, 화재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화재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할 거라 생각하지만, 봄철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한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봄에 30.8%로 가장 많았고, 겨울 25.4%, 가을 22.1%, 여름 21.7% 순이었다. 봄에 화재가 많은 이유는 건조한 기후와 건축공사의 재개, 입산자 증가 및 농사의 시작과 관련한 실외화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봄철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축 공사장에서는 인화성·가연성·폭발성 물질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용접 등 화기 취급 시 주변의 가연물을 멀리하고 간이소화장치 등 임시소방시설을 갖춰야 한다. 산을 찾는 등산객은 라이터, 버너 등 화기를 지니거나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농촌에서는 논·밭두렁 태우기나 농산물 소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필히 소각해야 할 경우 시·군에 미리 신고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바람이 없는 날 실시해야 한다.

 셋째, 산악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해빙기의 등산로는 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낙상, 추락, 낙석 등 산악사고가 빈번하다. 아울러 밤과 낮의 기온차가 커서 조난을 당하는 경우 저체온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해빙기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등산은 반드시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발에 딱 맞는 등산화를 착용한다. 경사지나 절개지, 낙석이 우려되는 곳은 피한다. 아울러 보온성 의류를 준비해 저체온증에 대비하고, 체력을 감안해 무리한 산행을 피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산악위치표지판을 활용하거나 휴대폰의 GPS기능을 켜고 119에 신고하면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봄 불은 여우불이라 했다. 봄의 변덕스러움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해빙기의 특성을 알고 미리 대처해야 한다. 봄을 맞이하는 도민들이 겸손한 자세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킬 때 비로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해빙기 안전, 선제적 예방이 답이다.

 김승룡<전라북도 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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