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 윤종호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1.03.21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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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22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1992년에 제정되었다.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의 가치, 미래의 가치’이다. 인간과 자연에게 물이 주는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보전하자는 취지이다.

경제학 용어 중에 ‘가치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사용가치가 높은 재화가 사용가치가 낮은 재화보다 더 낮은 교환가치를 가지는 역설적 현상을 가리킨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저서 <국부론>에서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물의 사용가치는 다이아몬드에 비해 높은데 반해, 물의 교환가치는 장식품인 다이아몬드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을 언급했다.

우리는 물을 소중하지만 풍부한 자원이라고만 오인해 왔다. “물 쓰듯 한다”는 속담 역시 이런 우리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약 1.3배 높지만, 전체 강수량의 60%가량이 6월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되어 계절에 따른 편차가 심하다. 또한 산지가 많고 하천의 길이가 짧아 강수량 대부분이 바다로 흘러간다. 더욱이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9년 UN이 공개한 ‘세계 물 보고서’에는 우리나라를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했으며, 스트레스 지수는 25~70%를 나타났다. 물 스트레스란 연평균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에서 물의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즉 비율이 높을수록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을 뜻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여러차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었음에도 여전히 물 사용량은 높은 수준이다. 환경부의 ‘2019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평균 295ℓ이며, 이는 미국 일본에 이어 상위 3위의 수준이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촌 인구 중 절반가량은 1인당 하루 94ℓ의 물로 살아가고 있으며, 40억명은 1년에 한달이상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모두가 평등한 물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효율적인 물관리를 위해 환경부로 물관리 업무가 일원화됨으로써 수질과 수량의 통합적 관리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수자원관리 및 수재해 대응을 위한 위성개발을 추진하여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 안보 확보와 수재해로부터 안전한 국가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도 각자의 위치에서 소중한 자원인 ‘물’을 확보하고 보전하기 위해 적극 동참해야 한다. 샤워시간 줄이기, 양치컵 사용하기 등 물절약 뿐만 아니라 하천변에서 운동할 때 쓰레기줍기(플로깅), 쓰레기 무단투기 안하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물 절약과 오염방지를 실천해보자.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물, 흥청망청(興淸亡淸) 사용하다가는 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이용해야 할 것이다. 물의 가치를 이해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소중하게 보전해야 하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윤종호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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