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명소를 찾아서] 남원의 봄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숨은 보석
[전북의 명소를 찾아서] 남원의 봄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숨은 보석
  • 남원=양준천 기자
  • 승인 2021.03.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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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해 우리 모두의 일상이 뒤바뀌었어도, 시절마다 찾아오는 싱그러운 봄은 올해도 여전히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봄을 대표하는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인 춘분(春分)을 앞두고, 완연한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봄 내음을 만끽할 수 있는 남원 명소 3곳이 있다.

 바로 ▲지리산둘레길과 ▲몽심재(夢心齋) ▲실상사다. 지리산둘레길은 현대인의 힐링코스로, 몽심재는 남원 10경이며 실상사는 천년고찰이 지닌 빼어남을 자랑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리산 둘레길

 사부작사부작 건강하게 걸어볼까.

 현대인의 힐링 코스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서울 두드림길, 북한산 둘레길 등 전국에 걷기 열풍이 한창이었을 때도, 가장 유명한 길은 지리산 둘레길이였다.

 지리산은 조선 시대부터 아름다운 경치와 수려한 자연으로 뭇 선비들의 마음을 휘감아온 명산으로 특히 지리산 둘레길은 걸음걸음마다 지리산의 풍경이 펼쳐져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공의 길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마음이 허허로운 현대인들에게 힐링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지리산 둘레길의 시작과 끝은 남원이다.

 남원 둘레길은 크게 1구간인 주천~운봉, 2구간 운봉~인월, 3구간 인월~금계, 21구간 주천~밤재 등 4구간으로 조성돼 있으며, 이곳에는 길목과 고개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보석 같은 비경이 숨어 있다.

 주천~운봉 1구간은 14.3km로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을 잇는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 있는 구간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솔정지와 구룡치를 잇는 내송~회덕까지의 옛길 4.4km는 길 폭이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다.

 운봉~인월 2구간은 9.4km이다.

 운봉~인월은 오른쪽으로는 바래봉~고리봉을 잇는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고 왼쪽으로는 수정봉, 고남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바라보며 운봉 고원을 걷는 길이다.

 이 구간은 10km 대부분 구간이 제방길과 임도로 되어 있고 길 폭이 넓고 여럿이 함께 걷기에 좋은 평지길이다.

 주변에는 황산대첩비지, 국악의 성지, 송흥록 생가 등 문화와 역사가 깃든 길이기도 하다.

 동편제 판소리의 본고장 비전마을과 석장승이 지키고 있는 서림공원, 이성계장군이 왜구 섬멸한 승전을 기념해 만든 황산대첩비지도 이 길에 있다.

 인월~금계 3구간은 19.3km로 약 8시간이 소요된다.

 인월-금계 구간은 지리산 숲길 시범구간 개통지인 지리산 북부지역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과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을 잇는 길로,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고 넓게 펼쳐진 다랭이논과 6개의 산촌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제방로, 농로, 차도, 임도, 숲길 등이 전 구간에 골고루 섞여 있어 산과 계곡을 고루 느낄 수 있다

 한편, 주천~밤재 21구간은 지리산 둘레 800리(약 300여km)를 잇는 국내 최초의 장거리 도보길인 지리산둘레길의 도착 지점이다.

 경사도가 원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떠날 수 있다. 특히 남원과 구례를 잇는 밤재는 인적이 뜸해 자연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편안한 탐방길을 나서기에 좋다.

 ○지리산둘레길 안내

 -주천안내소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260-1

 -인월센터 남원시 인월면 인월 2길 95

 ◆남원 10경, 몽심재(夢心齋)

 남원에서 19번 도로를 따라 구례 방면으로 가다가 다시 60번 도로로 접어들어 낮은 고개 하나를 넘으면 저수지를 따라 잘 생긴 소나무들이 늘어선 호곡마을이 보인다.

 남원의 몽심재(夢心齋)는 수지면 호곡리 홈실마을에 지리한 250여년 된 한옥으로, 죽산 박씨의 고택이다.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잘 보전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이곳은 숙종 20년(1700)에 박동식(朴東式, 1753~1830)이 산 아래의 따뜻한 터를 잡아 지은 곳이다.

 중요민속문화재 149호인 몽심재는 볼거리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 한옥이자, 아름다운 정원으로, 현재는 원불교 교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독실한 원불교 신자 집안인 문중에서 교단에 고택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이 가옥이 위치한 터는 풍수지리학적으로 호랑이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데, 앞의 안산은 호랑이의 꼬리 형상을, 즉 좌청룡을 대신하고 있다. 집 뒤로 보이는 산은 아미산 모습을 하고 있으며, 이는 초승달 형태로써 여자 후손에게 복이 많을 형상이라 한다. 그런 이유인지는 모르나 이 마을은 집안마다 여자들이 훌륭한 분이 많다는 이야기를 마을 어른들이 전해 주었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집 앞을 둥글게 감싸 안고 흐르는 지점에 있으며, 이 가옥은 사랑마당이 작은 대신에 대문 앞에 넓은 마당을 두고 있다.

 대문은 솟을대문이며, 토석 담장이 대문 문설주에서 약간 옆으로부터 이어져 나오다가 둥글게 담장을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대부 집 안에 연못을 파는 일은 드문데, 몽심재에는 문간채 옆의 연못(천운담)도 이채롭다. 문간채엔 연못 쪽으로 ‘요요정’(樂樂亭)이란 마루(정자)가 딸려 있다.

 이 고택의 주인들은 이곳을 문간채에 머무는 머슴들이 쉬는 장소로 제공했다고 한다. 힘들게 일하는 머슴들에 대한 배려였다.

 문간채 옆에 아랫사람들을 위한 별도의 정자를 설치한 고택은 몽심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몽심재 주인들은 손님뿐 아니라 가난한 이들에게 늘 베풀었고, 마을에 학교를 지어 주민을 가르치는 등 적선의 철학을 실천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나눔과 배려가 넘치는 공간이었다.

 몽심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문화재청 고택활용사업에 선정, 4월부터는 다채로운 체험도 이곳에서 운영될 예정이다.(코로나 사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주소: 위치: 전라북도 남원시 내호곡2길 19 

 ◆천년고찰이 지닌 빼어남, 실상사

 마지막으로는 남원 6경으로 꼽히는 천년고찰 실상사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회덕마을에서 40여 분 차를 달리면,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연 사찰인 남원 실상사를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선종사찰인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 (828)에 홍척스님이 세운 절로, 지리산 천왕봉을 마주하고 있다.

 정유재란 때 모두 불타 숙종 때 건물 36동을 다시 지었으나, 고종 때 화재를 당해 현재 소규모로 복구했다.

 암자인 약수암과 백장암의 문화재를 포함하여 경내에는 국보인 백장암 삼층석탑,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보물 11점 등이 있어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실상사는 지리산 자락이 절을 감싼 듯, 부처님 품에 안긴 것처럼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가 경내에 가득해, 삶에 지친 이들이 휴식과 해탈을 위해 이곳을 많이 방문하고 있다.

 절 오른쪽에 조성돼 있는 아담한 대숲에서 마음을 정화해보는 추천한다.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길 94-129

 

 남원=양준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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