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버텨내는 자가 승리하는 자다
죽지 않고 버텨내는 자가 승리하는 자다
  • 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
  • 승인 2021.03.14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일 확진자수가 400명대를 깨지 못하는 등 ‘코로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활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얼어붙은 지역경제는 사람들의 발길마저 붙들어 지역 소상공인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 정부나 전북도, 도내 14개 시·군도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의 확산세를 잡는 동시에 소상공인들의 몰락을 막을 수 있는 묘수 찾기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몰락은 곧 국가를 지탱하고 있는 버팀목 중 하나가 부러지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몰락을 막기 위해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등 재난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도 전주에 작은 갤러리카페형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 누적되는 적자로 문을 닫을까 망설여왔다. 하지만,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에게 양질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죽지 않고 버텨내는 자가 승리하는 자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그런데 소상공인 재난지원제도 역시 모든 소상공인들을 구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필자의 사례를 보자. 갤러리를 운영하다 보니 지원업종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갤러리는 올해 전시계획을 전년도에 대부분 약정하게 된다. 따라서 갤러리 형편에 따라 문을 열고 닫을 수 없다. 내 것인데 내 것이 아닌 것이다. 얼마를 손해 보든 매일 문을 열어야 한다. 매월 꼬박꼬박 날라 오는 억대 대출금의 이자와 겨울은 난방비로, 여름은 냉방비로, 전기료 등 각종 공과금과 운영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결국 강사료, 기타 수입 등을 모두 끌어들여 문화공간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죽지 않고 버티는 자가 승리하는 자가 되기 위함이다.

얼마 전 전북에서는 소상공인들의 애로를 듣는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북대 대학로상점가 상인회장과 상점가 업종별 대표, 관련분야 전문가, 전북도 일자리본부장, 일자리 정책관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들은 과도한 영업제한과 재난지원제도의 높은 요건 등에 대한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호소했다. 현재 지원요건을 보다 더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전북대 대학로상점가 상인회장은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들이 있지만, 자격요건이 다르고 까다로워 신청해도 혜택을 받기가 힘들다”면서 “지원 정책에 대한 자격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대학로상점가 주차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과 유흥업소 영업시간 연장, 5인 미만 사모임 금지 조치 완화, 상점가 SNS 활용 홍보지원 등 다양한 건의도 이어졌다.

전북도는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 주차환경 개선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북도는 애로사항에 대해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중앙부처와 관련기관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는 판매업소가 밀접되어 있는 전북대 대학로상점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소상공인들은 상업중심지, 근린생활지역, 주거지역 등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에든 있다. 특히, 구도심지역과 주택가의 경우는 주차장 확보문제가 해묵은 과제인지 오래다. 상업중심지역은 공영주차장 등 어떤 형태로든 주차장이 한두 곳 있다. 하지만, 구도심지역과 주택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그러다 보니 도시발전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전북도와 시·군들은 각종 지원정책의 요건을 현실에 맞도록 꼼꼼하게 설계하고 추진했으면 좋겠다. 또한, 구도심지역과 주택가의 경우 지자체에서 공간특성을 고려해 주택들을 매입해 공용주차장을 확보하고, 도로경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외부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공개 제안하고 싶다.

이정희<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지후아트갤러리 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