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금융센터 건립 지지부진…‘속 빈 강정’ 원인?
전북금융센터 건립 지지부진…‘속 빈 강정’ 원인?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1.03.14 1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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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금융센터 부지
전북금융센터 부지

“금융센터가 뭔가요?”

지난 12일 도내 한 금융업 관계자가 본보와 통화에서 전북금융센터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금융센터와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사전에 없었고, 처음 듣는 얘기”라며 “전북신용보증재단의 영역을 넓히는 것 말고는 타 금융기관들이 그곳에 집적돼야 할 필요성을 딱히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전북도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금융센터가 답보 상태에 머문 배경에 ‘속 빈 강정’식 구상안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층이냐, 15층이냐” 몸집 부풀리기만 급급할 뿐 정작 내실 다지기 전략은 빈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각각 지난 2015, 2017년 전라북도로 이전했다. 전북은 두 기관을 중심으로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 금융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이듬해부터 본격화했다. 인프라 조성 차원에서 랜드마크(상징물) 성격을 가진 대규모 금융센터 만들기도 여기서 비롯됐다.

그러나 예산 부담과 행정절차 지연 등의 이유로 개발방식이 전북개발공사에서 전북신용보증재단으로 지난해 변경되면서 1년여 간의 시간이 흘렀다. 이후 전북신보 자금 1천200억원 투입에 따른 건물 규모에 대한 갑론을박만 있을 뿐 센터 내부 구상안은 여전히 막연한 상태다.

전북신보 관계자는 지난달 본보와 통화에서 “전북신용보증재단을 중심으로 서민 금융 업무를 보는 은행, 관련 협회, 기관별 자금 지원 업무 부서를 집적화시키려고 한다”며 “이용자 입장에서 단계별, 맞춤형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국제금융센터 조감도
전북국제금융센터 조감도

그러나 정작 금융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다.

도내 A금융기관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자금을 투입해 센터를 짓겠다고 한다면 국내외 금융업계에서 벌써부터 너도나도 관심을 뒀을 것”이라며 “지방에 있는 몇 개 기관이 열심히 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B금융기관 전북지부장 역시 “교육, 행사가 많이 있어서 대외홍보 시설이 센터에 갖춰져 있다면 검토해볼 수 있지만, 그것도 센터에 입주할만한 큰 메리트는 아니다”면서 “앞으로 영업장을 찾는 고객은 더 줄어들 텐데 전체 금융기관 중 10% 정도나 입주에 응할까 싶다”고 전망했다.

반면 전북도가 구상하는 센터 내 집적화 대상은 다르다.

도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이 어디에 투자하느냐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 분야”라며 “비정형화되는 정보가 많이 오고 가기 때문에 채권, 주식, 증권 등과 관련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전북에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기관들로 100% 채우기 어렵다면 서민금융기관을 유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북도와 전북신보의 센터 내부 구상안에 대한 소통이 부족할뿐 아니라 관련 금융기관들과 네트워크 구축에 의문을 낳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외부에서 바라보기에 ‘일단 짓고 보잔 식’으로 비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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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ㄴㅅ 2021-03-15 01:04:17
참 소박하다. 30층 이상으로 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