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물 내어주고 계곡물 먹는 진안군민
용담물 내어주고 계곡물 먹는 진안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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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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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 착공해 2001년 10월 준공된 용담댐 물은 전북권은 물론 충청권 주민 등 150만 명에게 1일 135만 톤의 풍부한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생명수나 다름없다. 용담댐 건설로 진안군 내 6개 읍·면, 67개 마을 36.24㎢의 땅이 수몰되면서 2,864세대 12,616명이 피눈물을 흘리며 정든 고향을 등져야 했다.

썰물 같은 인구 유출로 지역경제는 침체의 길을 걸어야 했고 진안군 전체면적의 14%인 112㎢가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지역주민들은 재산권 행사와 각종 개발행위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진안군민들은 용담호 수질을 지켜내기 위해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대신 주민 자율적으로 광역 상수원을 지켜내며 성공적인 수질 관리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용담댐은 그렇게 진안 군민의 희생과 애환 아픔을 딛고 탄생했다. 그런 용담호 물을 놔두고 진안군민 절반은 각종 이물질이 뒤섞인 계곡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어처구니는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진안군 백운면 계남리 계남마을 40가구는 마을에서 1㎞가량 떨어진 계곡물을 호스로 연결해 생활용수로 사용한다. 일부 주민들은 계곡물을 취수한대로 식수로 사용하고 대부분의 가구는 집수장 물을 여과해 공급받는다.

정수과정을 거치지 않은 계곡수에는 흙과 나뭇가지는 물론 곤충 사체까지 온갖 이 물질이 섞여 있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여과지가 막히는 바람에 수시로 청소를 해야 하지만 그렇질 못해 제대로 여과되지 않은 계곡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한다. 갈수기엔 계곡물이 말라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 더 많고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수도꼭지에선 흙탕물이 마구 쏟아진다. 일부 주민은 사비를 들여 직접 지하수를 파서 쓰거나 계곡물을 끌어다 사용하는 형편이나 마을 주변에 축사 시설이 들어서 수질마저 안심할 수 없다. 진안 11개 읍·면 중 절반을 넘는 백운 성수 마령 6개 읍면지역은 지방 상수도(하천 등)를 사용하지만 물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용담댐 물을 공급해 주도록 환경부에 국가 수도 정비 기본계획 반영을 요구했지만 무시되고 있다. 진안 군민의 희생과 아픔이 서린 용담댐 물을 타지역에 내어주며 정작 지역민은 용수공급에서 배제되는 현실을 어떻게 납득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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