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목조문화재 상당수 화재에 무방비 노출
전북 목조문화재 상당수 화재에 무방비 노출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1.03.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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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한 승려의 방화로 전소된 후 6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잿더미로 변해 있다. 이원철 기자
지난 5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한 승려의 방화로 전소된 후 6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잿더미로 변해 있다. 이원철 기자

전북지역의 상당수 목조문화재가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는 현재 국가와 도지정 목조문화재 205곳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소화전부터 경보설비나 CCTV 등 방재시스템이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보험가입율도 30% 정도에 그치는 등 관리상에 총체적 난맥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목조문화재의 화재 피해를 줄일수 있는 방염처리가 된 곳은 전체 205곳 중 62곳(30%)에 불과했다.

도내 목조문화재 10곳 중 7곳은 화재 발생시 짧은 시간에 소실될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화재 발생시 착화를 지연시켜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염처리는 목조문화재 보호에 필수적이지만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1986년 금산사 대적광전을 비롯해 2012년과 지난 5일 화재가 발생했던 내장사 대웅전 사례처럼 목조문화재가 화마에 소실될 경우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만큼 조속한 방재시스템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국가 지정 26곳·도 지정 179곳 등 총 205곳의 목조문화재가 등록돼 있다.

이들 목조문화재는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14개 시·군에 등록된 목조문화재 중 방재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한 곳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피해 방지에 가장 기본적인 소화전조차 확보되지 않은 목조문화재가 135곳에 달했으며, 경보시스템이 없는 곳은 37곳, CCTV(카메라)가 없는 곳도 31곳으로 집계됐다.

또한 화재 피해를 당했을 경우 복원 재원 마련에 필요한 화재보험에 가입된 도내 목조문화재는 205곳 중 63곳(30.7%)에 그쳤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착화를 지연시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염처리가 안된 곳도 무려 143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관계자는 “목조문화재에 대해 방재시스템을 일괄 구축하고 싶어도 예산 소요가 커 어려움이 많다”며 “전기시설 유무와 상수도·저수조 설치 유무 등 현장 여건과 함께 문화재 인근 거주자 유무, 설치 후 실효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우선적으로 소화설비가 필요한 곳에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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