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파서 물먹는다” 용담댐 희생 진안군민들 뿔났다
“지하수 파서 물먹는다” 용담댐 희생 진안군민들 뿔났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1.03.08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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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마령면 계암마을에서 인근 계곡물을 취수해 사용하는 수돗물에서 흙탕물이 나오고 있다.

전북 진안 마령면 계남마을 이장 황인준(52) 씨는 “요즘 같은 시대에 상수도 공급이 제대로 안 이뤄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며 하소연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지역민 절반이 고향을 떠나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만든 대규모 댐을 보고만 있어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는 것이다.

황 씨는 “우리 마을은 계곡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물이 흐르지 않아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지 않는 날이 더 많다”며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그만큼 물량이 많아지지만 여과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흙탕물이 그대로 쏟아진다”고 토로했다.

이곳 계남마을 40가구는 급한 대로 마을에서 1km 떨어진 계곡물을 호수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부 가구는 곧바로 취수해 사용하고, 대부분은 집수장에 모아진 물을 여과해 배분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황 씨는 “여과시설을 거치면 흙과 나뭇가지는 물론 곤충 사체까지 온갖 이물질이 다 나온다”며 “하루에도 여러 번 여과지가 막혀서 수시로 청소를 해줘야 하는데 그 일을 누가 매일같이 할 수 있겠나. 그냥 여과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먹고, 쓰고 있다”고 했다.

용담댐 물을 사용하는 지역은 진안 11개 읍·면 중 5개 읍·면에 불과하다. 나머지 6개 읍·면은 지방상수도(하천 등)를 취수해 사용하지만, 갈수기에는 수량 부족으로 공급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 중에서도 일부 가구는 사비를 들여 직접 지하수를 파서 쓰거나, 계곡물을 끌어서 사용하고 있다. 정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마을 주변에는 축사 단지 등이 있다보니 수질 역시 좋지 않다.

상전면 한 마을에 거주하는 A씨 역시 “3년여 전 퇴직 후 귀향생활을 하기 위해 용담댐이 바로 보이는 곳에 터를 잡았는데 정작 그 물은 쓰지 못하고 직접 사비를 들여 지하수를 팠다”며 “지난해 홍수 때는 물이 안 나와 며칠을 씻지도 못하고, 군에서 생수를 공급해줘서 겨우 버텼다”고 했다.

이런 상황 속에 충남 금산군에는 용담댐 물이 기본 계획량보다 추가로 공급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6월까지 환경부가 수립하는 국가수도정비기본계획에 9천톤을 추가로 반영하기 위한 증설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진안군도 용담댐 용수 추가 공급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중앙부처는 미온적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환경부에 건의했지만 백운, 마령, 성수 등 3개 면은 기존 지방상수도 시설을 활용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진안군민들의 희생은 고려하지 않고, 다른 지역만 좋은 일해주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이번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 타지역 공급도 끊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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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내 기가차네. 2021-03-09 18:14:17
이건 뭔 거지 같은 소리여?
남한테는 물 공급하면서 정작 자기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혜택을 못본다는 말이네.
끊어버려라.정작 자신은 굶으면서 다른사람 도와주는거랑 뭐가 다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