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따뜻한 영혼 등 5권
[신간] 따뜻한 영혼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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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영혼 

 카자흐스탄 시인 갈림카이르 무타노브의 시집 ‘따뜻한 영혼(상상·1만5,000원)’은 사람들의 사랑과 영혼이 담긴 따뜻한 시집이다. 순백의 만년설과 푸른 초원의 땅에서 온 시편들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중앙아시아의 대초원과 높은 산맥들, 그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영혼에 대하나 기록이며 울림인 것.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고 덜 알려진 중앙아시아의 정서와 문화, 자연이 우선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지금 현재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전히 기쁨으로 느끼는 시간을 선물하는 시집. 삶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매우 사색적이고 철학적이고 신실한 질문이 이 안에 있다.  

 

 

 ▲지금부터의 내일 

 세월과 함께 쇠락해가는 신주쿠 뒷골목의 와타나베 탐정사무소. 어느새 오십대에 접어든 탐정 사와자키는 사무실 문을 노크할 의뢰인을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느 날 중년의 은행 지점장이 탐정사무소를 찾아와 한 여자의 뒷조사를 의뢰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금부터의 내일(비채·1만4,500원)’은 바로 다음 페이지조차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변칙적이고도 박진감 넘치는 플롯을 통해 놀라운 소설적 재미를 자아낸다. 한 사건이 꼬리를 물듯 다른 사건과 이어지고, 실종과 추적이 쉴 새 없이 반복돼 독자에게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많은 애정을 받아온 소재다. ‘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밀리 오리지널·1만4,000원)’은 전통 부족 사회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현대 문명을 접한 이누이트 청년 울릭의 시선을 빌려 현실의 모순을 비추는 작품이다. 이혼과 비출산, 노인 부양 문제, 편부모 가정이 겪는 양육의 어려움, 여성 혐오와 성 갈등, 물질만능주의, 자본화된 여성의 몸과 성매매의 폐해, 환경오염, 생명 경시 풍조, 부의 불평등 등 울릭이 목격한 세계는 참담하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투영한다. 작가는 이 모든 문제의 해답을 사랑에서 찾는다. 외로운 도시를 무대로 혼란한 사랑의 나라를 그린다.  
 

 

 ▲전지적 지구 시점 

 ‘전지적 지구 시점(마음의숲·1만2,000원)’은 환경 문제에 눈을 뜬 보통의 회사원의 소소하지만 끈질긴 미니멀 라이프, 제로 웨이스트분투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만의 유별나면서도 실용적인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과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나 쉬운 일이었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환경 문제에 막 관심을 가진 입문자라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이미 실천 중인 사람들은 연대감과 공감을 얻어갈 수 있다. 저자는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짐으로써 변화는 시작된다고 말한다. 바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안전한 일상을 지켜보자.  
 

 

 

 ▲두 번째 엔딩 

 ‘우아한 거짓말’부터 ‘아몬드’, ‘페인트’, ‘유원’까지,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들의 뒷이야기를 엮은 소설집 ‘두 번째 엔딩(창비·1만3,000원)’이 출간됐다. 김려령, 배미주, 이현, 김중미, 손원평, 구병모, 이희영, 백온유 등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완성도 높은 단편이 실렸다. 전작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던 인물들의 속내까지 따뜻하게 보듬으며 모든 삶이 조명받아 마땅한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소설을 이미 읽은 이들에겐 반가운 인물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처음 읽는 이들에게는 풍성한 이야기를 선사하는 선물 같은 책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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