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김완순·정은경 2인전
한지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김완순·정은경 2인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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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순 작 - 교동에서의 조우

 김완순·정은경 작가가 함께하는 2인전이 ‘한지(Korean paper) - 또 다른 시선’을 주제로 7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에 나타나는 타피스트리 기법은 한지의 특수성과 현대미술의 보편성을 구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화려하면서도 동양적인 은근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바탕에 깔고 있어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표현한 작가의 의도를 십분 읽어 낼 수 있다.

두 작가는 한지사를 염색하거나 본연의 색을 그대로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수묵으로 그려진 문인화처럼 담백한 멋을 담아낸 직조기법과 한지의 재료와 소재에 따라 달리 보이는 타피스트리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김완순 작가는 오래전부터 한지라는 재료의 다양한 조형실험에 접근하면서 회화매체로서의 가능성을 끈질기게 연구하고 확인해왔다. 지난 세월, 닥지라는 물성에 작가의 자아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몰두해 왔던 그다.

정은경 작 - 생성
정은경 작 - 생성

 작가의 작업은 처음에는 단단하나 무표정의 공허한 평면으로 시작된다. 다음 단계에서는 섬유질의 정교하고 연약한 실선들이 가로, 세로, 혹은 대치한 대각의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반복배열 되거나 물질의 중첩과 응결되는 작용을 살려 화면에 리듬감 넘치는 형상을 연출해낸다. 전통문양을 닥종이로 살려 한지의 조화로움을 볼 수 있게 하거나, 민화의 문자도처럼 얹어 놓은 특이한 공정을 거쳐 충만한 한국적 감성을 이끌어내는 것은 김완순만의 정서다.

 정은경 작가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로 한지가 있음을 되새김질하며 전통성과 자연성을 동시에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 작품 시리즈는 한지를 작품의 주 소재로 사용하여 자연을 평면에 옮기는 작업으로 점철된다. 작품 속 산과 들은 자연을 향한 동경, 희망, 그리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작가는 나아가 천연염색한 한지와 줌치기법, 먹을 베이스로 한 오방색의 표현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표출시킨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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