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세상에서 열린 세상으로 나아가는 박예분 작가의 그림책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
갇힌 세상에서 열린 세상으로 나아가는 박예분 작가의 그림책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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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분 작가가 쓴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신아출판사·1만3,000원)’는 어린이들이 차별 없는 평등평화 세상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림책이다.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주인공 달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

 줄거리는 이렇다. 달이는 숲에서 가시덤불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는 다람쥐를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달이는 아버지가 정해주는 이웃 마을 청년과 결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달이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맘에 드는 신랑감과 결혼하고 싶다. 달이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다람쥐와 함께 유쾌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간다.

 어린이들이 동화를 통해 기쁨, 희망, 용기, 슬픔, 두려움, 나눔, 배려, 차별, 생명, 자연, 죽음, 꿈, 사랑 등 삶의 보편적인 가치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박 작가는 지난 시간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을 통해 익산여성의 전화에서 ‘기록 된 또는 기록되지 못한 여성’을 주제로 여성의 아픔에 자유와 평화의 숨결을 불어넣는 ‘내 방 네 방’ 전시회를 준비하며 다양한 여성들의 삶(방)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근현대 익산역 폭발사고로 사라진 집창촌 여성들의 기록되지 못한 아픔을 그림책에 한 장면이라도 넣고 싶어 달이가 가시덤불에 갇힌 다람쥐를 구해주는 장면으로 표현했다. 또한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여성의 차별을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 사이에서 결혼이라는 현실에 부딪힌 달이는 다람쥐가 신나게 꽹과리와 장구를 치는 장면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도록 장치했다.

 박예분 작가는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아동문예문학상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엄마의 지갑에는’, ‘안녕, 햄스터’, 동화 ‘이야기 할머니’,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 ‘두루미를 품은 청자’, 그림책 ‘피아골 아기 고래’, ‘우리 형’, 영어 번역동화 e북, 역사 논픽션 외 다수가 있다. 전북동시읽는모임과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문화예술관광콘텐츠 기획 및 스토리텔링 제작 ‘스토리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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