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당신이 시작하면 세상도 시작합니다 등 5권
[신간] 당신이 시작하면 세상도 시작합니다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24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이 시작하면 세상도 시작합니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세계적인 경제 불황, 이념과 종교, 인종 및 민족 문제로 인한 사회갈등이 끊이지 않는 지금,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인 프란시스코 교황의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어록이 필요하다. ‘당신이 시작하면 세상도 시작합니다(더숲·1만3,000원)’에는 교황의 공식 설교에서부터 SNS 발언, 정치인과 국가 지도자들과의 담화, 세상 곳곳에서 그를 따르는 사람들과 만나며 가졌던 대화에서 발췌한 주옥같은 말씀이 담겨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 이웃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차분하고도 힘 있는 어조로 말한다. 사회 참여에 어느 교황보다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그의 메시지는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창비·1만4,000원)’는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섭식장애를 17년간 겪은 저자 김안젤라의 에세이다. 저자는 폭식증을 치료하며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까지 거쳐온 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고 패션 잡지사에서 일했던 저자는 날씬해지고 싶어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깡마른 몸이 될 때까지 굶어가며 극단적으로 체중을 감량했던 것. 그 부작용은 심각해 폭식증이 뒤따랐다. 저자는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온 폭식증의 반복된 발병과 치료 과정을 되짚으며, 쉬이 드러내기 어려웠던 섭식장애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잘못된 미의 기준을 만들어낸 다양한 심리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문제를 지적한다.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

 ‘모든 여성은 같은 투쟁을 하지 않는다(서해문집·1만8,000원)’의 저자 미키 켄들의 이력은 조금 다르다. 켄들은 빈곤층 비율이 높고 흑인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학계에서 페미니즘을 배우지 않았으며, 기자나 에세이스트가 아닌 군인으로서 직업적 이력을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날카롭고 직설적인 비판, 한 가지 사건 안에 얽힌 여러 가지 문제를 바라보는 통찰력 있는 시선, 무엇보다도 흔히 페미니즘 이슈라 여겨지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주류 페미니즘이 임원 승진을 외치는 동안 최전선에서 실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여성들의 경험에 아름답게 초점을 맞춘다”고 평했다.
 

 ▲망월폐견

 ‘망월폐견(새움·1만7,000원)’의 저자인 역사학자 전우용은 40만이 넘는 팔로워가 있는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나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하는 역사학자다. 그는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해 촌철살인한 정의로 의미를 정리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때로는 통렬한 풍자로, 때로는 허를 찌르며, 때로는 역사학자로서의 정밀함으로. 그가 페이스북에 세상일에 대한 소감을 적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의 일이다. 언론 기사에 대해 칼날 같은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빚게된 불화 혹은 갈등으로 지면과 방송을 통해 그의 생각을 밝히기 어렵게 되면서 포스팅을 남기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 책은 폭넓은 정보를 접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이들을 위해 기획되고 출간됐다.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통로가 봉쇄된 지금, 어쩌면 여행은 언제 다시 가게 될지 모르는 기약없는 약속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이용하면 우리가 떠났던 여행을 되돌아보고 음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골목 책방의 북텐더이자 사회학자인 노명우 교수가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북인더갭·2만원)’에서 마치 고고학자가 유물을 발굴하듯 시간의 지층을 하나하나 파고들어간다. 기원전 3만 7천년의 프랑스 아르데슈 지방을 비롯해 초기 기독교의 예술을 볼 수 있는 이스탄불,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궁정의 후원을 거부하고 직접 시민과 만나길 원했던 최초의 예술가 모차르트가 있었던 빈의 풍경, 강력한 군주에 맞선 부르주아 사회를 구축한 파리의 남다른 예술세계 등 세계적인 예술도시에 묻혀 있는 예술의 사회사를 파헤친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