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혁신은 주체의 일원화로부터 시작한다
물관리 혁신은 주체의 일원화로부터 시작한다
  • 김세환 K-water 금강유역본부장
  • 승인 2021.02.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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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환  K-water 금강유역본부장

 물은 한길로 흐른다. 발원지에서 시작하여 상류에서 하류로 또 하구를 거쳐 바다까지 이어진다. 댐내 저수된 물과 하천에 흐르는 물이 다르지 않은 것 또한 비슷한 이치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물관리는 이를 온전한 하나의 물줄기로 보지 못했다.

 지난해 역대 최장기간 장마에 따른 대규모 강수와 댐방류 시, 하천유역에서는 많은 홍수피해가 발생하였다. 이 홍수피해가 자연재난이 아닌 잘못된 물관리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국민들의 뼈아픈 질타는 기존의 분절된 물관리 방식이 국민 물 안전 보장에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재난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물 재해로부터 안전한 국민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과거 수량만 고려하던 물관리에서 수질과 수생태까지 고려한 물관리로의 국민 기대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관리 혁신을 위한 또 하나의 의미있는 발걸음으로 ‘하천관리 일원화’를 추진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의결에 따라 국토부의 하천관리 기능이 이관되고 나면 환경부는 국가의 물관리를 총괄하는 진정한 주체가 되는 것이다.

 하천관리를 포함한 우리나라 물관리의 주체가 환경부로 일원화되고 업무 영역도 명확해지면 선제적 물재해 대응체계 확립 역시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와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물재해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을 다하게 되면 댐과 하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한 유역통합 디지털 물관리 체계를 통해 보다 정확한 재해 상황 예측이 가능해져 국민들을 물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댐 방류 사전 대비가 가능하도록 예보 시점을 앞당기고 홍수기 전 댐 하류 위험요인을 지자체, 주민과 함께 합동조사 하여 개선방안을 협의하는 등 민ㆍ관이 함께하는 주민참여형 홍수관리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최신 ICT기술을 토대로 댐 스마트 안전관리체계가 구축되면 빅데이터,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한 최적 시설관리와 함께 재난 발생시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효과적인 비상대응이 가능해지는 등 더 고도화된 물관리 체계를 확보하게 된다.

 이와 함께 홍수방어와 생태복원을 균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존 시설정비 위주의 국가 하천계획을 재정비하고 기타 물관리 계획과 연계성을 강화하여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정책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수량과 수질, 안전관리 및 수생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물관리 실현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한 지역의 물문제를 통합물관리 관점에서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지천에서 하구까지 아우르는 우리강 자연성 회복도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하천관리 일원화 성과도 빠른 시간내에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하천관리 기능까지 이관되면서 국가의 물관리 주체는 일원화됐고 할 일은 명확해졌다. 한 단계 더 선진화된 물관리 환경이 조성된 만큼 한국수자원공사도 이를 모멘텀으로 삼아 환경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가 물관리의 첨병으로 기능할 것을 희망한다. 방향이 명확해지면 혁신이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혁신의 출발선에 서 있다. 이제 앞으로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김세환  <K-water 금강유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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