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명소를 찾아서] 무주 구천동 어사길 맛집 찾아
[전북의 명소를 찾아서] 무주 구천동 어사길 맛집 찾아
  • 무주=김국진 기자
  • 승인 2021.02.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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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 어사길에서 만나는 자연의 맛! 구천동 원조할매보쌈
코로나19 최고의 비대면 관광지로 선정된 구천동 어사길의 귀한 음식

 이름만 들어도 신비로움과 깨끗함이 묻어나오는 구천동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 지난 2016년 역사고증을 바탕으로 복원된 길, 이름하여 구천동 어사길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732년 조선 영조시대 별건어사로 전라도 지역의 기근을 탐하여 보고하라는 명을 받은 어사 박문수가 내려오던 길에 들렀던 무주구천동에서 하루를 머물고 지금의 월음령을 넘어 전라도로 갔던 길을 복원한 것이 오늘날의 구천동 어사길이다.

 어사길은 구천동 33경 가운데 16경 인월담을 시작으로 사자담, 청류동, 비파담, 다연대, 구월담, 금포탄, 호탄암, 청류계를 지나 현재는 25경 안심대까지 나무길과 계단으로 정비된 자연 숲길로 복원되어 있으며 26경인 신양담, 명경담, 구천폭포, 백련담으로 해서 32경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길도 곧 복원될 예정이다.

 ◆청정 자연 그대로 옛길의 매력

 구천동 어사길 초입에는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자연습지 교육장이 있으며 이곳에는 깨끗한 습지에서 자라는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어 인근 무주군, 거창군 등 지역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탐방객 스스로 자연생태계와 문화자원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자연 관찰로라는 점이 매력으로 덕유산국립공원 자연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광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 아닌 말 그대로 옛길을 복원한 곳이라는 점에서 다른 길과는 차별성을 가지며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던 오솔길과 돌계단을 그대로 살려 훼손을 최소화한 것. 그 자연스러움이 바로 구천동 어사길의 매력이다.

 사시사철이 아름다운 청정계곡 어사길을 따라 걷다보면 1960년대 구천동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한성여관의 옛 터도 볼 수 있으며 곳곳에서 보이는 집터와 돌계단들이 당시의 자취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또한 20경 구월담 인근 숲 속에는 무주태생 김남관 대령이 극락정토를 꿈꾸며 구천개의 불상을 만들다 만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구간 구간에서 또 다른 전설과 이야기들이 탐방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최고의 구간은 인월담을 지나 비파담까지 구간. 물소리 넘쳐나는 맑은 계곡을 바로 옆에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원성취의 문이 있어 이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이렇듯 곳곳마다 숨어 있는 자연 속 절경들을 만끽하고 배도 고파질 즈음이면 어느덧 발길은 무주구천동 관광단지에 도착해 있다.

 ◆자연이 주는 재료로 만든 밥상

 능이버섯, 고랭지채소, 산나물. 이 모든 재료를 맛볼 수 있는 ‘원조할매보쌈’.

 구천동관광단지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는 ‘원조할매보쌈’, 식당을 들어서면 입구부터 각종 약초로 담근 술병들로 심상치가 않다.

 ‘원조할매보쌈’의 구자선 대표는 이곳 무주구천동이 고향인 토박이다. 그러다 보니 어지간해서는 도시에서 들어오는 식자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이야 무주덕유산리조트가 생겨서 겨울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됐지만 30년 전에는 겨울이면 말 그대로 눈 속에 갇혀서 꼬박 3개월을 지내야 하는 까닭에 나물을 이용해 저장이 가능한 저장, 절임음식이 발달했다고 한다.

 덕분에 이곳 ‘원조할매보쌈’은 봄에나 볼 수 있을법한 나물들을 일년 내내 손님상에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직접 재배한 배추로 보쌈김치를 담그고 직접 재배한 콩으로 담근 청국장 맛 또한, 일품이다.

 봄이면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나물이요 가을이면 버섯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히는 귀하디 귀한 능이버섯이 손님들의 식탁에 오른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이곳 무주구천동 식당들을 둘러보면 유독 버섯전골 메뉴가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니 산이 깊고 오염이 되지 않으며 산짐승들이 많다 보니 자연산 버섯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 이를 이용한 음식인 ‘버섯전골’이 자연스레 발달하였다고 한다. 또한, 인근에는 버섯을 재배하는 주민들도 많아 싱싱한 버섯들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것도 버섯전골을 유명하게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맛!

 버섯전골과 보쌈정식을 주문해봤다. 오직 청정자연에서 직접 재배한 고추, 배추 등의 채소와 두릅, 엄나무순, 곰취, 산마늘, 머루순, 봄이면 직접 캐온 나물반찬과 진한 향의 더덕구이가 밥상 위를 가득 채워 순간 겨울이라는 것을 잊게 한다. 상위에 올려진 반찬 하나하나 입맛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자연이 주는 건강한 식재료로 만들었다면 신선하지만, 맛은 그저 그럴 것이라는 편견을 한순간에 잊게 했다.

 정말 음식 하나하나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글이 거짓이라면 내 입맛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거짓으로 기사를 작성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을 터, 다녀간 사람들만이 그 진실을 알 것이라 감히 자신한다.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 외에도 반찬으로 나온 꼬들박이김치, 석박지, 배추김치, 청국장, 더덕구이, 심지어 마늘볶음까지 어느 하나 불만이 있을 수가 없는 맛이다.

 잘 익은 돼지수육 위에 보쌈김치를 올려 입에 넣어본다. TV 음식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하는 표정을 지을 수만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면 거짓이라고 할까 참으로 훌륭한 맛이다.

 1능이, 2송이, 3표고버섯외 동충하초버섯, 총각버섯, 노루궁뎅이, 황금송이버섯, 느타리, 흑목이 분필이 버섯…. 이름도 다 외울 수 없는 버섯들이 가득한 버섯전골! 분명히 뜨겁게 끓고 있지만 입에서 느껴지는 그 맛은 뜨겁지가 않다. 그냥 담백하고 시원한 한 첩의 보약을 먹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진정 자연이 주는 맛이 이런 맛이구나고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맛이다.

 수십 년 전 구자선 대표와 함께 배추농사를 하며 그때는 먹고살려고 음식장사를 시작했다는 아내 전영자씨, 나름 음식이 맛있었는지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와준 덕분에 구천동 시골에서 아들을 서울로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재 아들은 싸이클 특기생으로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관련학과의 박사학위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구자선 대표와 그 아내에게 ‘원조할매보쌈’은 운명이자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그래서 음식재료 하나하나 정성을 들인다고 한다. 농사만으로는 아이들 공부시키기가 어려워 관광객들을 상대로 시작했던 음식장사. 이제는 좋은 재료, 정성으로 준비한 밥상을 받기 위해 잊지 않고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을 위해서라도 눈이 녹는 봄이면 또 산으로 나물을 채취하러 갈 것이라 말한다.

 어찌 건강하고 절로 감탄이 나오는 맛있는 밥상이 탄생하지 않을 수가 있나 돌아오는 발걸음도 내 마음처럼 이리 가벼울수가….

  원조할매보쌈(전북 무주군 설천면 덕유리 063-322-0000, 대표 구자선 010-4652-0596)

 무주=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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