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호의 고장 진안의 물부족 현실
용담호의 고장 진안의 물부족 현실
  • 나해수 진안부군수
  • 승인 2021.02.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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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수  진안부군수

 전북의 생명수 용담호.

 용담호는 전북권, 충청권 주민 150만명에게 1일 135만톤의 풍부한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런 용담호는 1990년 착공되어 2001년 10월 13일 준공된 용담댐 건설로 만들어졌다.

 용담댐 건설 과정에서 진안군민들의 많은 희생이 있었다.

 진안군 6개 읍면 67개 마을 36.24㎢ 면적이 물에 잠겼고, 2,864세대 12,616명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인구가 줄어드니 안 그래도 낙후했던 지역경제는 더 침체되고, 그럴수록 인구 유출은 가속화 되고 또다시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것뿐만 아니다. 진안군 전체 면적 789㎢ 중 112㎢(14%)가 수변구역으로 지정되어 재산권 행사 및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안군은 용담호 수질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강제적인 방식의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대신 주민 자율적으로 광역상수원을 지켜내며 전국적으로 수질 관리의 성공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용담호 물은 2001년 8월 전주, 익산을 시작으로 군산, 김제, 서천 등 충청권까지 일 135만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하지만, 정작 진안군에 광역상수원이 공급되기 시작한 건 불과 4년 전이다. 그것도 전체 공급량의 0.4% 일 0.58만 톤을 공급받음으로써 진안군민의 절반조차도(48%) 광역 상수도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진안지역은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를 함께 공급하고 있는데도 비상시 상수도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말 평균기온 ?12.4℃, 최저기온 ?24℃의 최강 한파가 18일간 지속되면서 진안군은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동파 방지를 위한 조치 등으로 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방정수장이 최대한 생산 용량을 확대하여 공급하였지만, 광역상수도에서 1일 0.58만톤 일정량밖에 공급받지 못함으로써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었다.

 이 기간에 진안군 배수지 수위는 20Cm까지 떨어졌고 수위가 더 내려가면 단수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15ton 급수 차량으로 수십 차례 물을 공급하는 긴급 조치로 간신히 막을 수 있었다.

 고원지대인 진안군의 기상 여건을 감안해 광역상수도 공급량 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고향을 내어준 진안군민의 입장에서 물 부족으로 인해 상수도 공급을 받지 못한다면 용담댐으로 인해 진안군민을 두 번 울리는 일이 될 것이다.

 용담호를 마시면서 음수사원(飮水思源)의 교훈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나해수 <진안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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