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겨울이 지나간 세계 등 5권
[신간] 겨울이 지나간 세계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17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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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지나간 세계 

 도쿄의 단독주택에 살며, 대기업 계열사 임원까지 지낸 예순다섯 살의 다케와키 마사카즈. 정년퇴직 송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그가 지하철에서 뇌출혈로 쓰러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의식을 잃은 채 집중치료실에 사흘 동안 누워있던 다케와키는 별안간 포근하고, 따뜻한 행복감에 사로잡혀 깨어난다. 그때 그를 찾아온 정체불명의 여인 마담 네즈의 손에 이끌려 병원 박으로 나와 기이한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다. ‘겨울이 지나간 세계(부키·1만6,000원)’는 흥미진진한 환상 여행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진한 인생 이야기, 그리고 위로와 감동으로 눈물을 쏟게 하는 아사다 지로의 새로운 대표작이다.  

 

 

 ▲세상에 이런 여행 

 틈새 여행서가 특별한 이유는 맛집, 숙소 등을 보기 좋게 정리해 전달하는 보통의 여행서와는 달리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하는 새로운 시선과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행 하나만은 자신 있는 다양한 연령층의 지리학도들이 풀어낸 세계의 틈새 여행기를 엮은 ‘세상에 이런 여행(푸른길·2만2,000원)’이 바로 그 책이다. 지리학자는 여행지에서 자연히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읽게 된다. 기후, 지형, 식생이 눈에 들어오고, 그에 적응해 사람들이 어떠한 삶의 형태를 꾸리고 살아가는지 눈여겨 관찰한다. 그들의 삶에서 나의 삶을 읽어내고 그것이 세상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연결 짓다 보면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식탁 위의 중국사 

  ‘식탁 위의 중국사(현대지성·1만2,000원)’는 50권이 넘는 풍부한 사료에서 찾은 중화요리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다루면서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5천 년 중국의 역사 전체를 살펴보는 책이다. 식생활을 보면 그 나라의 진짜 역사와 문화가 보인다. 음식은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매운 음식을 즐겨 먹었을 것 같지만 매운맛을 내는 고추는 18세기 초가 되어서야 중국에 퍼졌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마라탕 역시 비교적 최근 음식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만두나 면에 대해 몰랐고, 현대 중국인은 생선회를 먹지 않지만 춘추시대에는 생식이 일반적이어서 공자도 육회를 즐겨 먹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베트남전쟁 1968년 2월 12일 

 대한민국은 1964년부터 1972년까지 베트남에 군대를 파병했다. 최대 5만여 명의 군인이 베트남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한국군은 베트남 130개 마을에서 민간인 1만여 명을 학살했다. 한겨레신문 기자 고경태가 20여 년 동안 취재한 베트남전쟁 한국군 민간인 학살의 모든 역살을 풀어놓은 책 ‘베트남전쟁 1968년 2월 12일(한겨레출판·2만4,000원)’은 ‘1968년 2월 12일’의 전면개정판이다. 책은 총 7부로 구성되며 조각조각 흩어진 기억과 사건을 모아 그 날의 사건을 추적한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세밀화처럼 그려내려고 한 저자의 시도는, 피해자의 증언을 꼼꼼히 담는 인터뷰 작업에 그치지 않고, 그날을 통과한 세계사의 주요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이수현, 1월의 햇살 

 일본 유학 중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목숨을 잃고 세상을 떠난 청년 이수현. 그의 의로운 행동은 곧바로 한일 양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긍정적인 세계관과 낙천적인 성격으로 음악과 운동을 사랑했던 한 청년의 국경을 초월한 인간애에 많은 사람이 감동했던 것이다. ‘이수현, 1월의 햇살(호밀밭·1만5,000원)’은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가 의인 이수현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기록한 평전을 기획해 빛을 보게된 책이다. 생전 이수현이 유학을 떠나기 직전 함께 밴드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작가 장현정이 1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책을 집필했다.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큰 울림을 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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