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넘는 시간 뚝심으로 옹기가마 지킨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3호 안시성 옹기장
200년 넘는 시간 뚝심으로 옹기가마 지킨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3호 안시성 옹기장
  • 김제=조원영 기자
  • 승인 2021.02.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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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혼-전북의 명인·명가를 찾아서]

 김제에는 다양한 관광지가 있지만, 김제 여행 시 꼭 들러볼 만한 곳으로 옛 전통옹기가마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제403호 국가 등록문화재 김제시 백산면 부거리 옹기가마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곳에는 뚝심 하나로 200여 년이 넘는 옹기가마를 지키며, 전통 옹기장의 맥을 잇는 안시성 옹기장을 만날 수 있다.

 안시성 옹기장은 전통 옹기를 고집하며 부거리 옹기가마가 국가지정 등록문화재로 등록되게 하고, 안시성 옹기장 또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3호 부거리 옹기장의 보유자로 인정돼 전통의 맥을 잇는 우리 시대 진정한 옹기의 명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된 옹기장 안시성

 안시성은 어려서부터 미술 감각이 탁월해 소조 부문에 두각을 보이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공부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후 대학을 도예과에 입학해 전문적으로 토기 및 자기분야에 대한 능력연마에 매진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조선말 천주교박해를 피해온 이주민들이 옹기를 구어 생업을 유지하고자 생성되었던 김제시 백산면 부거리 옹기마을에 들어와 당시 옹기장인으로 명망이 높았던 고 변동순 선생으로부터 전라도 옹기의 특징인 쳇바퀴태렴을 사사 받는 등 선생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전통옹기 만들기의 비법을 전 과정에 걸쳐 전수받았다.

 이때 안시성 옹기장은 옹기 만들기에 대한 기능뿐 아니라 옹기 장인으로서의 정신까지 배우고 익혀 부거리 옹기마을의 옹기가마를 지키고 가꿔 한평생을 옹기장이로 살겠다는 마음으로 부거리 옹기 가마를 제403호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게 했다.

 이 같은 옹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인정해 전라북도는 지난 2015년 12월 안시성 씨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3호 부거리 옹기장의 보유자로 인정했다.

 ▲김제시 백산면 부거리 옹기마을

 김제시 백산면 부거리 옹기마을은 지평선의 고장 김제의 심장이라 일컫는 지평선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며 지역발전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

 부거리 옹기마을은 약 200여 년 전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신자들에 의해 조성된 마을로 옹기가마 6개에서 옹기 제작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세월이 흐르며 지금은 5개가 소실되고 안시성 옹기장이 운영하는 1개의 옹기가마와 작업장이 유일하게 남아 전통을 잇고 있다.

 부거리 옹기 가마는 200여 년 전 6개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현재는 1개만이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부거리 옹기가마는 구릉지 경사면에 흙벽돌로 쌓아 만들었으며, 가마 옆면에 있는 구멍을 통해 불을 땔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 가마 전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 긴 형태의 가마임에도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옹기 가마의 길이는 22.5m이며, 구릉지를 파내서 옆면은 큰 벽돌로 쌓고 위는 황토로 덮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고, 옆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문이 있고, 불길이 위로 가는 습성에 따라 가마 속은 15도 정도의 경사로 가파르게 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물레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땅을 파서 편한 자세로 옹기작업을 할 수 있게 해 놓은 것, 이것 또한 우리 민족 옹기 제작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마 길 건너편 대형 느티나무 아래 있는 100여 년이 넘은 작업장은 짚으로 이어 만든 초가집으로 내부로 들어가면 옹기 물래 3대와 깨끼칼, 긁갱이, 따개 등 100년 전에 쓰던 작업 도구가 그대로 벽에 보존되어 있어 박물관에 온 느낌이 들게 한다.

 ▲케이리본 우수공예품 지정 

 안시성 옹기장의 작품은 2005년도에 ‘2인 모닝식기 세트’에 이어 2018년 ‘옹기합 2종’이 케이리본 우수공예품으로 지정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케이리본 우수공예품 지정제도는 한국공예상품의 경쟁력 제고와 부가가치 상승도모 및 공예상품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구축을 통해 우리 민족 공예의 세계적 명품화를 추구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예상품을 발굴 지원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두 번에 걸쳐 지정된 것은 제품의 우수성을 정부기 인정한 것이다.

 ▲전통 옹기 가마 이용한 다양한 체험 행사

 최근에는 전통옹기작업장과 전통 옹기 가마를 옛모습대로 복원하는 등 국내최초로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옹기 가마와 작업장을 이용해 전통시설뿐 아니라 전통기법으로 옹기 만드는 것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랑스러운 전북의 전통옹기기법을 널리 전수하고 알리고자 수많은 체험객 및 외국인을 상대로 수시로 옹기체험, 가마 불때기행사, 외국인들과의 예술적 교류활동들을 활발히 하고 있다.

 안시성 옹기장은 “우리 민족 전통 옹기에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 옹기를 우리 후손들이 직접 체험하며, 조상의 지혜를 익히고 전통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게 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민족 전통 옹기에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가득 채워 세계 속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옹기장의 소임을 다하겠다”강조했다.

 김제=조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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