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설 특선영화들
2021 설 특선영화들
  • 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 승인 2021.02.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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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 영화 문학평론가
장세진 방송 영화 문학평론가

코로나19가 2021 설날 연휴(2월11~14일) 풍경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2.5, 비수도권 2.0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까지 더해져서다. 당장 나만해도 사상 처음 큰집으로 차례를 지내러 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코로나19 맹위라 할 수 있다.

극장가도 비슷하다. ‘새해전야’ㆍ‘아이’ㆍ‘몬스터 헌터’ 정도만 2월 10일 개봉할 뿐이다.

반면 TV는 아연 활기가 넘치는 모양새다. 코로나19가 없을 때도 설이나 추석 명절 특선영화가 넘쳐나긴 했지만, 아무래도 집콕이 요즘 대세라 TV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전문채널과 평소에도 방송하는 EBS 빼고, 지상파 3사와 tvNㆍJTBC 5개 방송사의 2월 10일부터 5일간 설 특선영화는 20편에 이른다.

방송사별로 정리해보면 KBS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ㆍ‘리틀 포레스트’(1TV)ㆍ‘오! 문희’ㆍ‘공조’ㆍ‘미스터 주’ㆍ‘광대들: 풍문조작단’ 6편이다. MBC는 ‘검객’과 ‘라라랜드’ 2편, SBS는 ‘살아 있다’ㆍ‘히트맨’ㆍ‘보헤미안 랩소디’ㆍ‘큰엄마의 미친 봉고’ 4편이다. tvN은 ‘침입자’ㆍ‘클로젯’ㆍ‘백두산’ 3편, JTBC가 ‘결백’ㆍ‘오케이 마담’ㆍ‘1917’ㆍ‘강철비2’ㆍ‘반도’ 5편이다.

먼저 재탕도 그렇지만, 지난 해 추석때 내보낸 ‘엑시트’ 같은 흥행대작 없는 KBS가 가장 성의 없는 편성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뿐이 아니다. 지난 해 12월 24일(목) 자정 이후 KBS 1TV에서 ‘코로나19 극복 집콕 특집영화’로 내보낸 ‘리틀 포레스트’를 불과 40여 일 만에 또 방송하고 있어서다. 2019년 추석때 한국영화만 9편이나 방송하는 등 가장 많은 특선영화를 내보냈던 SBS가 주춤해진 것도 2021 설 편성의 특징이다.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영화 편성도 마찬가지다. 그럴망정 대부분 방송 시간대가 겹쳐 시청자들 입장에선 어떤 영화를 볼지 때아닌 고민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나는 사상 처음이 될 설날 오전 영화보기 포함, 6편을 찜했고 오늘까지 여러 편을 보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백두산’과 ‘보헤미안 랩소디’다. 무엇보다도 각각 825만, 994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흥행 영화여서다. ‘침입자’ㆍ‘오! 문희’ㆍ‘결백’ㆍ‘오케이 마담’ㆍ‘검객’ 등 지난 해 개봉 연기 따위 힘겹게 코로나19와 맞장을 뜬 영화들이 대거 편성된 것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법하다.

좀 뜬금 없어 보이기도 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라라랜드’를 빼면 2018년 10월 2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가장 오래 전 영화일 정도로 최근작들이 늘어난 편성도 반갑다. 5~6개월밖에 안된 영화는 기본이고, 극장 개봉 한 달도 안된 작품을 TV로 볼 수 있는 게 놀랍다. 바로 ‘큰엄마의 미친 봉고’다.

2021년 1월 21일 선보였으니 ‘큰엄마의 미친 봉고’는 극장 개봉 불과 24일 만에 TV로 방송되는 최초의 영화다. 물론 ‘공조’ㆍ‘리틀 포레스트’ㆍ‘라라랜드’처럼 재탕영화들이 더러 있지만, 예년에 비해선 줄어든 느낌이다. 특히 지난 해 코로나19로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한 영화들이 즐비해 시청자들로선 즐거운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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