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들깨아줌마’로 귀농 성공한 장진우 임미선 부부
‘임실 들깨아줌마’로 귀농 성공한 장진우 임미선 부부
  • 임실=박영기 기자
  • 승인 2021.02.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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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무한경쟁 속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도시에서 자영업을 하면서 소득은 어느정도 되었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한반복으로 돌아가는 일상에서 행복이라고는 1도 없었다. 일할 때는 시간을 초 단위로 나눠써야 할 정도로 바쁘게 몰아쳤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급성방광염에 걸려 혈뇨를 보기도 했다.

고된 노동에 몸 여기저기에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병원은 커녕 가장으로서 아파서도 안됐고 아플 시간도 없었다. 끔찍한 일상을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때면 제발 다음날 아침 눈 좀 안떠졌으면 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삶의 여유를 찾고 싶었다.

서울 태생으로서 귀농지역 선정과 농지 구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아무 연고가 없다보니 귀농지 선정하는데 거의 2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지난 2018년 서울에서 아름다운 농촌을 그리며 임실군 관촌면 사선로 56번지에 둥지를 튼 장진우(48), 임미선 씨(43) 부부는 첫 농촌의 상황을 이렀게 표현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큰 아이 입학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급하게 보금자리를 구하게 되고 그렇게 구한 집에서 4년째 살고 있는데, 여전히, 집을 지을만한 땅을 못 구한 상태이다. 농지 임차 역시 외지인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 얻은 밭은 물 나는 밭(배수가 안좋아 역으로 물이 솟구쳐 올라옴)이며, 그 다음 얻은 밭은 칡밭으로 엉망이 되가는 밭이었으며, 최근에 얻은 밭은 돌밭이라 트랙터 가진 사람들이 로터리(경운)해주는 것조차 꺼려하는 밭이다.

처음으로 경작한 작물은 들깨를 주작목으로 하여 참두릅과 고사리 농사를 짓고 있다.

2018년 첫농사를 들깨로 시작하여 세 해째 주작목으로 짓고 있으며 참두릅은 2020년 첫 수확을 했고 고사리는 2021년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들깨는 거의 가공판매하고 있으며 자가 생산한 들깨뿐만 아니라 마을 농가들 들깨까지 모두 수매하여 가공하고 있다. 들기름, 생들기름, 들깨가루를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며 특히, 생들기름이 전체 판매량의 90%이다.

오메가-3가 매우 많아 치매 예방, 혈관질환 예방 등에 좋아 아침마다 공복에 한 숟갈씩 드시는 분이 많았고, 그 수요에 착안하여 오메가-3 하루 권장량을 산패 걱정 없이 휴대하며 먹을 수 있도록 1회용 생들기름 스틱에 담아 제품으로 출시 및 온.오프라인으로 연중판매 중이다.

2020년 기준 총 수입은 6천300여만 원. 들깨가공품 매출 3천600여 만원. 참두릅 340만원. 농가외 소득으로 강의료 360만원(요가수업, 농가특강, 유튜브강의 등-코로나로 대폭 축소), 크리에이터(유튜브 활동)으로 2천여만 원 등 총 1억2천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부부의 앞으로의 꿈은 들깨를 활용한 화장품(들깨 크림, 들깨 팩스틱 등)을 출시하는 것이다. 현재, 화장품회사와 공동개발하여 두 번째 시제품까지 나왔으며 계속 보완 중이다. 두 번째 단기 목표는 들기름 바른 김 제조이며, 중.장기적으로 화장품이나 김 모두 해외 수출을 계획 중이다.

단.중기적으로는 체험농장을 계획 중이며 2차 가공과 3차 서비스를 겸해 6차 산업인증도 받고 크리에이터(농튜버)로도 성공한 농가가 되고 싶다.

장 씨 부부는 “무엇보다 하루빨리 꿈에 그리던 전원주택을 지어 시골에서의 안정적인 정착을 하고 싶다”며 “가족. 지인. 친구들이 힐링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생활에 비하면 이미 시간적 여유로운 생활은 하고 있지만 월 1천만원 정도의 소득 구조를 시스템화하고나면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가족들과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시골 정취를 많이 느끼며 살고 싶다”며 귀농의 꿈이 좀 더 빨리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임실=박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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