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광조 평전 등 5권
[신간] 조광조 평전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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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조 평전

 조광조가 살았던 시대는 사화의 시대였다. 조선 왕조는 성리학의 기치를 들고 건국됐지만, 세조의 왕위찬탈 쿠데타인 계유정난이 보여주듯 실제로는 성리학의 이상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해 성리학적 질서의 실현을 주장했던 사림파가 도리어 화를 당했던 것이 바로 사화였다. 성리학적 질서의 회복이 시대적 요구로 떠오른 상황에서 역사 속에 등장한 인물 조광조. 그는 성리학을 조선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생애의 거의 모든 것을 걸었다. 시대를 앞서나간 개혁가 조광조의 이야기를 담은 ‘조광조 평전(한겨레출판·1만8,000원)’에서는 당대 조선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불온한 꿈을 꾸었던 그의 삶과 사상을 통해 성공과 실패가 주는 역사적 의미를 짚는다.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1919, 1949, 1989’는 중국현대사 연구자이자 실천적 학문의 주창자로 학계와 문화계의 중추 역할을 해온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의 중국현대사 연구를 중간 결산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5·4운동,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톈안먼운동이라는 세가지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오늘날 중국을 개괄했다. 전문적인 중국사 연구 성과와 담론을 담고 있지만, 읽을거리를 원하는 교양 독자 또한 세심하게 배려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2021년, 어느덧 강대국으로 굴기한 중국은 세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제대로 알기 어렵고 오해되기 일쑤였던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해볼 것을 제안한다.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열린책들·1만4,800원)’이 출간됐다. 이 책은 에코 사망 직후에 출간됐다. 2000년부터 타계 전까지 쓴 55편의 촌철살인 에세이들이 담겨 있다. 에코는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럴수록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말고 무관심과 무지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정치, 사회, 종교, 역사, 예술, 인터넷 등 복잡한 세상 구석구석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세상에는 여전히 웃음과 희망이 남아 있고, 위대한 책과 예술이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옆집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책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제목이 눈에 들어오는 글부터 읽어보는 것이 팁이다.

 

 ▲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

 인간이 시간을 발견했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존재를 깨달았다는 뜻이다. 시간을 알게 된 인간은 규칙이 있는 삶을 계획하게 되었고, 철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을 만들어냈다. 어느 철학자는 시간을 발견한 것이야말로 인류의 최대 업적이라고 말한다. 시간을 알게 된 인간은 그 시간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로 ‘역사 속의 시간 시간 속의 역사(느낌이있는책·1만7,000원)’에서는 다채롭게 변화한 시간 개념과 시계 그리고 달력을 살펴본다. 서양의 달력과 기계시계를 두루 탐구하고 조선의 책력과 천문의기를 만나며 과학의 발전과 함께 변화한 시간의 사회사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나의 살던 고향은

 SNS에 제목이 없는 만화로 연재될 때부터 8090의 공감을 얻으며 화제가 된 ‘나의 살던 고향은(위즈덤하우스·1만9,800원)’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책은 10살 무렵, 엄마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난 꼬마 훈이의 성장기를 싸이월드 미니홈피, 미니룸을 떠올리게 하는 도트 그림으로 한 점 한 점 찍어 그려냈다. 정겨운 고향, 시골 할머니 집, 어린 시절 추억을 절로 떠오르게 하는 일상적이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울고 웃으며 보다 보면 훈이의 경험과 성장에 따라 확장되는 세계에 도착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이제 나는 서울에, 누나네는 충청도에, 형네는 강원도에 있다. 외가가 있는 정읍은 명절에 가끔 들르는 곳이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뭉클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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