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가 말하는 내가 나로 걸어가는 인생길…최선혜 씨의 ‘슬픔도 미움도 아픔도 오후엔 갤 거야’
역사학자가 말하는 내가 나로 걸어가는 인생길…최선혜 씨의 ‘슬픔도 미움도 아픔도 오후엔 갤 거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1.27 18: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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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속 우리는 쉼 없이 이어지고 끊어지는 다양한 인간관계라는 보따리를 안고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삶의 보따리에는 가족, 친구, 동료, 이웃, 그리고 직접 만나지 않은 누군가와의 관계마저도 무게를 더한다. 사회는 구성원 모두를 한 트랙에 올려놓고 규정된 속도를 제시하며 유지된다. 기준처럼 정해진 그 길에서 씨름하며 걷노라니 켜켜이 인생의 여독이 쌓여간다.

 한국사 연구자 최선혜 씨는 역사를 통해 앞서 치열하게 살아간 다양한 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슬픔도 미움도 아픔도 오후엔 갤 거야(흐름·1만5,000원)’에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책은 역사 속 인물을 통해 그렇게 주어진 길에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걸어야 할지를 성찰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또한 왜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찾아야 하며, 삶의 숨바꼭질에서 왜 해방되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예를 들어 옛 사람 가운데 한명회(1415~1487)를 통해서는 몇 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기준에 구애됨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관직 진출도 여의치 않아 마흔이 다 되어서야 말단 관직에 나갔지만, 이후 문종-단종-세조-예조-성종의 장장 다섯 왕대를 거치며 72세로 사망하기까지 조선시대 최고의 영화를 누렸다.

저자는 옛사람들이 삶에서 겪은 슬픔과 아픔, 고통은 시대를 초월하며, 글을 쓰고 덕을 수행하며 농사를 짓고 산수를 유람하고 자족하며 풀어낸 지혜를 거울삼아 망망대해에서 징검다리를 찾기를 바란다.

 저자 최선혜 씨는 서강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사(조선시대사 전공)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사학과의 객원연구원, 캐나다 브리시티 컬럼비아 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객원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연구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조선전기 지방사족과 국가’가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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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hobby 2021-02-17 22:51:13
이 책을 받았을 때
커피 잔을 감싸고 있던 그 고운 두 손이 생각났다.
첫 장을 넘겼을 때
항상 고개 숙이고 있던 그 사람이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보며 웃어주던 때가 생각났다.

오후엔 흐린 날씨가 갤 거란다.
속상한 내 마음도 오후엔 풀리면 좋겠다.

♥ㅇㄷ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