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송나라 양공의 어진 마음
[고사성어로 배우는 논술] 송나라 양공의 어진 마음
  •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 승인 2021.01.2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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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양지인(宋襄之人) - 송나라 송 宋 도울 양 襄 어조사 지 之 어질 인 仁

쓸데없는 인정이나 배려를 하는 어리석은 행동

 

춘추시대 송나라 양공은 참으로 양보심이 많았던 제후였습니다. 아버지 환공이 세상을 떠나자 서형인 목이가 왕위를 이어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목이 역시 양보심이 대단하여 왕위를 사양했습니다.

“나라를 양보 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인자입니다.”

목이가 극구 사양하자 양공은 어쩔 수 없이 왕위를 물려받아 목이를 재상으로 임명하고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양공 7년이 되던 해에 하늘에서 운석이 5개가 떨어졌습니다. 이를 보고 양공은 하늘이 자기에게 패업(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이루라는 상징으로 해석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하늘이 주신 은혜로다. 나에게 천하의 패자가 되라는 것이야.’

하고 야망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봄 양공은 제후의 패자가 될 욕심으로 초나라와 제휴를 맺은 정나라로 쳐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초나라는 정나라를 구하기 위해 많은 군사를 보냈습니다.

양공의 군대와 초나라의 군대는 홍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송나라는 이미 전열을 가다듬고 전투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초나라의 군사들이 전열도 정비되지 않은 채 강을 건너려고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목이가 말했습니다.

“초나라의 군대는 우리보다 군사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적이 강을 건너기 전에 공격하면 틀림없이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지금 공격의 적기오니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양공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다급해진 목이가 다시 명령을 재촉했습니다.

“지금 당장 공격을 해야 합니다. 빨리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나 양공은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그건 진정한 싸움이라고 할 수 없소. 천하를 얻기 위해서는 정정 당당히 싸워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오. 상대방의 약점을 노려 싸우는 것은 군자로서 취할 행동이 아니요.”

그러는 사이 초나라 군대는 강을 건너서 쳐들어 올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아직도 전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보고 다급해진 목이가 다시 한 번 명령을 재촉했습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적들이 아직도 대오를 갖추지 못하고 전열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공격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하지만 양공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입을 열었습니다.

“아니오. 적들이 싸울 준비를 하기 전에 공격해서는 안 되오. 우리와 같이 적들이 싸울 진용을 정비하면 바로 공격하시오. 싸움은 똑 같은 조건에서 해야 진정한 승자라 할 수 있소.”

초나라의 군대가 완전히 싸울 태세를 갖추자 그때서야 양공은 공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수적으로 열세에 있는 송나라 군대는 초나라 군대를 당할 수 없어 대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싸움에서 수많은 군사들이 죽고 양공도 허벅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나라 사람들이 모두 양공을 원망하자 양공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자는 부상당한 적의 군사를 다시 살상하면 안 되고, 머리가 반백인 자를 포로로 잡으면 안 되는 것이오. 과인은 정렬도 하지 않은 적을 치려고 북을 울리지는 않소.”

이듬해 양공이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죽자 세상 사람들은 그를 두고 쓸데없이 인정을 베풀었다고 비웃었습니다.

그 뒤 사람들은 이와 같이 쓸 데 없이 체면을 내세우거나 필요 없는 동정이나 배려를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송양지인(宋襄之人)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양공이 홍수 싸움에서 패했으나 식자들 사이에서는 양공을 찬양하는 견해가 있다. 그 까닭은 예의가 무너져 가는 현상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런 견해로 보면 양공의 예의심은 찬양받을 가치가 있다.”

 

■ 일취월장(日就月將) 논술 실력을 다져요.

 

●양공이 전쟁에서 왜 패했는지 근거를 들어 설명하여 보세요.

●양공이 공격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송양지인(宋襄之人)의 글자를 풀이해 보고 뜻을 설명해 보세요.

●송양지인(宋襄之人)을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

예 : 저렇게 도의가 없는 파렴치한 사람에게 인정을 베풀거나 배려를 하는 것은 송양지인과 같은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양공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여 보세요.

●글의 뜻을 파악한 후 주제를 정하여 의견을 글로 써 보세요. (500자 내외)

① 서론(문제제기) ② 본론(문제의 이유나 원인→ 제시문 분석→실천 방안이나 문제해결 방 안) ③ 결론의 순서로 써보세요.

 

■ 실천하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예요.

인정을 베푸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인정이란 글자에서 보듯이 인(仁)이란 두(二) 사람(人)이 서로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인정은 서로 상호관계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요즈음 사회를 인정이 없는 너무 각박한 사회라고 합니다. 인정사정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보다가 주위 사람들이 마음을 잃는가 하면 아예 등을 돌리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평소에 인정으로 마음을 얻은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되어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공은 상대방에겐 좋은 일이었으나 자신의 수많은 군사들을 죽인 행위입니다. 어짐은 상호관계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판단 할 일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합니다.

 

김종용 전 송북초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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