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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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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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기간인 지난달 4일 전남 순천시의 낮에 술 판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논란이 된 바 있다.

▼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오후 9시 이후 음식점·술집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조치에 애주가들이 일찌감치 낮부터 술판을 벌이는 사례들이 나타나자 감염 확산 우려에서 내려진 낮술 금지령이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국적인 현상일 게다. 술도 음식으로 때를 가려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낮술은 흔한 편은 아니다.

▼ 의료전문들은 낮에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밤보다 낮이 알코올 흡수가 빠르고 뇌의 반응도 더 예민한 편이어서 낮술이 빨리 취한다고 말한다. 몇 년 전 중국 허난성(何南省)의 정저우(鄭州)시에서는 공무원들에게 낮술 금지령을 내렸다는 외신을 읽은 적이 있다.

▼ 중국 공무원들이 낮술을 마시는 습성은 오랜 악습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도 오랜 낮술 문화전통이 있다. 옛날 풍속화를 보면 선비들이 낮에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숲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영조는 대낮에 시장에서 상인에게 술을 강제로 요구한다는 군인들의 적폐를 듣고 적발 시 현장에서 즉시 처벌하라고 엄명을 내렸다고 한다.

▼ 최근 코로나19 방역 일환으로 술집 등에 밤 영업시간 제한이 실시되면서 낮술을 즐기는 애주가들이 늘고 있다. 저녁에 못 하는 회식 등을 낮에 한다는 것이다. 소설가 정명희는 작품 ‘낮술’에서 “낮술에 취해 있는 동안 현실을 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속담에 “낮술에 취하면 아비도 몰라본다”는데 근래 잇달아 발생하는 정치인들의 性추행이 낮술 때문인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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