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값 감당 어렵다” 서울장학숙 근무 직원들 기피 현상 극심
“비싼 집값 감당 어렵다” 서울장학숙 근무 직원들 기피 현상 극심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1.01.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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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지원이나 식비 지원도 안 해주는데 똑같은 월급 200여만 원으로 생활하라고 하면 전주에서 근무하는 게 훨씬 낫죠.”

전라북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서울·전주장학숙 직원들이 근무처 배정을 두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장학숙 역시 채용 기준이 ‘전북에 거주지를 둔 자’이다 보니 대부분 생활권이 서울과 관련이 없다. 인센티브 제공 등 별도 지원책도 없어 대부분 서울에서 근무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는 것이다.

서울장학숙은 1992년에, 전주장학숙은 1999년에 전주장학숙이 설립된 뒤 전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前 전라북도인재육성재단)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 전주 직원들의 순환 근무는 이뤄져 왔으나, 명확한 전보 인사 기준이 없는 채로 이른바 ‘맞교환’ 식 인사가 관례였다.

수십 년간 주먹구구식 인사로 진행되다 보니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가고’ 식의 불만이 곪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숙 관계자는 “운이 나쁘면 서울로 가는 것이고, 운 좋으면 전주에서 근무하는 것”이라며 “정당한 인사규정이나 지침 없이 그동안 순환 근무를 실시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서울로 근무하러 가는 대신 승진시켜주겠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면서 “서울 집값도 워낙 비싸니까 마땅한 거주지 찾기도 어렵고, 장학숙 내 임시공간을 개조해서 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반면 전북도청 서울사무소와 세종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경우에는 ‘주택보조비’가 제공된다.

전북도에 따르면 서울사무소 근무 시 월 80만원, 세종사무소는 월 60만원이 지원된다. 서울 중앙부처에 파견되면 월 30만원이 추가로 지원돼 총 110만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서울·전주장학숙 간 순환 근무를 두고 불만이 곳곳에서 터지자 전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30여년만에 전보 인사방침 마련했다.

지난 21일 직원들에게 통보된 인사방침에는 ‘전보인사를 실시하기 전에 인사운영 방향, 기준을 사전에 공지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사 기준 및 대상으로는 ▲한부서에 2년 이상 근무자 ▲장기근속자 순환전보 ▲승진자 우선 전보 원칙 ▲전보인사는 동일 직렬 간 교류 원칙 등이 명시됐다.

그러나 장학숙 구성원들은 서울 근무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는 반응들이다.

김학권 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은 “서울장학숙 일부 직원들이 너무 열악하게 지내고 있어서 거주 공간이라도 개선해볼까 했지만 건축법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러모로 방안을 찾아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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