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콕’ 자녀들 불규칙한 생활에 부모들 또 다른 고민은 아동 비만
‘코로나19로 집콕’ 자녀들 불규칙한 생활에 부모들 또 다른 고민은 아동 비만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1.01.25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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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아들이 지방간이라구요?”

전주시 서신동에 거주하는 김모(42)씨는 요즘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생각에 걱정이 많다. 얼마 전 배가 아프다는 아들을 데리고 소아과를 찾았다가 지방간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급속히 몸무게가 늘어난 아들을 보며 단순히 ‘키로 갈 몸무게’라고 생각했는데 지방간 진단을 받고나니 뒤통수를 세게 맞은 것 같았다”며 “직장생활로 집에 혼자 있는 아들 식사를 챙겨줄 방법이 없어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줬던 것이 건강을 해치게 만든것 같아서 미안하고 속상한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아이들을 둔 맞벌이 부모들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직장 때문에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줄 수 없고 그 공백이 배달음식으로 채워지면서 불규칙한 식습관이 소중한 자녀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는 코로나19로 학교 가는 날이 이전 보다 확연히 감소해 균형잡힌 학교 급식이 중단된 점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태권도나 유도 등 방과 후 실내 체육 활동 마저 감염 우려 탓에 크게 줄어 아이들의 운동량은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장기간 지속됐다는 점도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결국 기름진 배달음식은 많이 먹는 반면 운동량을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 1년 동안 소아나 청소년들의 비만율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25일 전북지역 한 ‘맘 카페’에서는 자녀들의 소아비만으로 고민을 나누는 엄마들의 대화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인후동에 사는 A씨(38)는 지난해부터 몸무게가 20kg 가량 급증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아이가 복통과 설사, 복부팽만 등을 호소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간수치가 또래에 비해 3~4배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식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이의 식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엄마 B씨(37)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태권도 등의 체육활동을 자제 시켰는데 갑자기 살이 찐 아이의 건강이 걱정돼 다시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소아비만의 경우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기 쉬울 뿐 아니라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서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등 성인병이 조기 발병될 가능성이 높아 보호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이와 함께 성조숙증 등 각종 신체적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기형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추계 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6~12세 초등학교 소아 청소년 188명의 체중 증가 정도가 코로나19 감염이 본격화된 2~3월 이전 3개월 보다 발생 이후 3개월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만을 표시하는 체질량지수도 18.5㎏/㎡에서 19.3㎏/㎡로 상승했고 과체중 아동 비율도 24.5%에서 27.7%로 증가했다.

장우석 소아과전문의는 “소아비만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습관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며 “소아의 경우 성인보다 의지력이 약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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