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21) 친근하지만 바꿔야 할 외래어들
[바른 우리말 산책] (21) 친근하지만 바꿔야 할 외래어들
  • 안도 전 전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1.01.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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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말이 아니었던 단어들도 자꾸 노출이 되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오늘은 평소에 자주 쓰던 단어 중에서도 순우리말 같은 느낌을 가진 외래어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본래 외래어지만 대체할 말이 없어 우리말처럼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 에 대해 살펴보고 대체하여 쓸 수 있는 말은 없는지 생각해보자.

‘시소’는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재미있게 타고 놀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시소’는 영어 seesaw에서 유래한 외래어다. 양 끝에 두 명이 앉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이 보이다가(see)사라지는 (saw)것처럼 느껴진다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 단어가 seesaw로 합성되어 한국적인 발음으로 바뀌면서 친근한 느낌이 남아있다.

‘댐’은 산간 계곡이나 하천을 횡단하여 토사물 유출을 방지하고 저수, 붕괴로 인한 재해를 막기 위해 설치되는 구조물이다. ‘댐’ 또한 영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영어권에서도 댐을 지칭할 때 동일하게 dam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다른 점은 영어로 말할 때는 부드럽게 ‘댐’으로 발음한다면, 한국식 발음은 ‘땜’에 가깝게 부르기 때문에 순우리말처럼 들리는 착각을 한다. ‘댐’보다는 순우리말인 ‘둑’을 사용하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고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외래어다. 고무를 뜻하는 Gomme라는 단어가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고무(ゴム)라는 단어가 되었고 우리나라에 전해지게 된 것이다. 고무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탐사할 때 발견하여 유럽에 전했지만 아무도 사용법을 찾아내지 못하다가 200년이 지난 후에야 연필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영어로는 ‘문질러 지우는 것’이라는 뜻의 rubber(고무)가 되었다.

‘비닐’은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합성 섬유로 만든 제품을 총칭하는 단어다. 얇지만 잘 찢어지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비닐은 영어 ‘Vinyl에서 유래된 외 래어로 비닐의 주성분인 폴리 염화비닐을 간단하게 ’비닐‘로 줄여서 말하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바이닐‘이라 하여 우리나라와 달리 ’레코드판‘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 비닐봉지가 필요할 때는 ’바이닐‘이 아니라 ’플라스틱 백‘이라고 호칭해야 한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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