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정신도 인구정책이다
서비스 정신도 인구정책이다
  •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 승인 2021.01.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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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정신이 인구정책?”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말일 것이다. 통상 인구정책이라고 하면 사망률이 출생률을 앞지르는 자연감소에 의한 대책, 아니면 일자리와 교육 등에 의한 사회?경제적 대책들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원론적인 인구정책 외에 지역의 서비스 수준이 인구유입의 수용성 확보 측면에서 훌륭한 인구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함께 공감하고 수준높은 서비스 정신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우리나라 인구수는 5,182만 9,023명으로 전년 대비 2만 838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놀라운 것은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수도권 집중현상에 의한 지방인구의 감소문제에서 우리 전북도 예외일 수는 없다. 180만 시대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14개 시?군 중 무려 11개 지자체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출산장려금 지급, 고향 주소갖기 운동, 주택자금 대출 등 다양한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우리 도에서는 인구현황 및 실태 분석을 통해 돌봄공동체 지원, 청년 활동수당 지원, 농촌활력사업, 다문화가정 지원, 도시재생사업 등 특화전략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

특히 2021년은 전북도가 인구 종합대책을 수립한 지 4년차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인구정책의 분야별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고 미래 인구구조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인구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한 번쯤 시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인구유입 정책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의해 지역에 유입된 인구들에 대한 따스한 보살핌과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갖추었는지 냉철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전주?완주에 조성된 혁신도시의 경우, 13개의 혁신기관이 이전해 종사자와 종사자 가족을 합쳐 11,000여명이 이주해 지역주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얼마 전 혁신도시 이전 종사자가 ○○일보에 게재한 ‘어느 커피전문점에서’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내용인즉, 커피에 시럽 대신 손세정제를 넣어서 리필을 요청했는데 종업원이 사장과 컵의 개수로 정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리필을 해주면 종업원이 커피 값을 부담해야 해서 리필을 거절당했다는 서비스 문화 수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이야기다. 공공기관 이전 초기에 모든 가족이 혁신도시로 이주했는데 지금은 종사자 본인만 남고 가족은 다시 수도권으로 떠났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음식점 등 서비스 수준에 실망하고, 도로를 자기 소유인 것처럼 주차하는 등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 동네여서라고 하였다.

물론 이와 같은 이유만으로 혁신도시에 이전한 종사자 가족이 전북을 떠났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서비스 수준이 지역에서 기존에 살고 있고, 또 이전해 살고 있는 분들에게 인구유입과 유출로 이어진다는 사실에서 우리가 개선해야 할 또 다른 인구정책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모든 도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코로나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예쁜 간판, LED 조명으로 밝은 밤길, 있어야 할 곳에 주차된 차량, 고객의 실수에도 민망하지 않도록 하는 여유 있는 미소와 기초질서가 잘 잡혀있는 살고 싶은 전북을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

전북으로 오는 분들이 수준 높고 품격있는 서비스에 감동받아 입소문이 나면서 전북으로의 인구 유입에 동기부여가 되고 그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우범기<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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