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하지 말자…
탓하지 말자…
  •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 승인 2021.01.24 14: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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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각계각층에서 대립하고 의견이 분분했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제정안에 대하여 각자가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한쪽은 부족하다 하고 또 한쪽은 가혹하다며 서로 잘못된 입법이라고들 한다.

그렇다고 편향 일률적으로 약자 측 의견만을 수렴할 수도 없고 기업 측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는 관계로 입안자들 역시 우여곡절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법치국가의 기본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호되어야 하며 반면에 국민은 규정된 법률을 준수하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고 누리기 위해서는 우선으로 조직 내에서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책가방 속에는 교과서와 공책, 그리고 필통은 물론 도시락을 함께 넣고 다녔는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과목이 늘어나고 교과서도 두꺼워져 책가방 무게가 상당했었다.

등교할 때마다 책가방 필통 안의 몽당연필들이 발걸음에 맞춰 짤랑거렸고 하교할 땐 빈 도시락 속 젓가락이 뜀박질에 장단을 맞췄었다.

수많은 교과목 중 필자가 좋아했던 도덕이라는 교과서는 머리에 뿔난 공산당은 무조건 때려잡아야 하고 국가에는 충성하며 부모에게는 효도해야 한다는 반공과 충효사상을 가르치는 유교 중심의 바른생활 지침서였다.

당시 대부분의 교육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순종과 희생을 강요하며 준수해야 할 규범과 의무에 방점을 두었으며 그 어떤 것보다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하였으나 언젠가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익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변한다 해도 결코 구성원 개개인의 책임과 의무이행 없이 유지되는 조직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모든 조직 내에서 발생되는 문제에는 제도적인 결함뿐만 아니라 개별적 과오들이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고 모든 사건사고의 발생원인 역시 전자의 요소들이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어떤 문제가 발생된 경우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하여 재발방지를 위한 최상의 방법을 찾아 개선하려는 자성과 노력이 필요할진대 너나할 것 없이 남 탓으로 돌리고 정작 본인의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요즘 세태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하였을까 싶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법의 본질 역시 각종 사고로부터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법안이지만 안전사고의 원인과 개선방법을 너무 편의적이고 단편적으로 고려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누군들 안전하고 행복 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안전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 모두가 본인의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산재사고는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든 다반사로 발생할 수 있으며 대개는 부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사고의 종류와 유형에 따라 발생원인도 천차만별이고 책임소재 역시 근로자, 안전담당자, 사업주 등 직무에 관계없이 선후와 경중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법 등 관계법률 시행에 따른 권리와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우선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남 탓만 하는 요즘의 세태와 사회분위기가 안타까운 점들이다.

특히나 건설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최근엔 대부분 해외 노동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다 보니 사고에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어서 이번 중대재해법 제정으로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다.

필자 역시도 건설업 종사자로서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며 선제적으로 근로환경개선에 힘쓰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함이 많다.

여러모로 부족하고 열악한 건설현장이지만 법제화보다 우선하여 남 탓하기보다 노사가 협력하고 상생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식과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싶다.

박종완 <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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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1-24 15:48:30
유교는 하느님이 인간창조(天生蒸民)하신 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입니다. 하느님(天, 태극과 연계)을 최고신으로 하여 여러 하위신이 계십니다. 유교에서는 하느님(天)을 초월적 절대자로 보고 숭배해왔습니다. 공자님은 하늘이 내려보내신 성인. 성인임금(文宣帝이신 공자님 이전의 요순우탕도 성인임금이심)이시자, 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이 점이 중요합니다. 공자님의 가장 큰 업적은 혼란한 춘추전국시대에 은주시대에 믿어온 우주만물의 지배자이시자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天)의 초월적 존재를 많은 제자들과 제후들에게 계승시키시고 가르치신 점입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