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화 시대 전북의 미래
초광역화 시대 전북의 미래
  • 김윤덕 국회의원
  • 승인 2021.01.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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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대한민국의 모든 자원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50%가 이미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경제적, 사회적 자원의 집중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반면 호남을 비롯한 거의 모든 지방은 똑같은 인구 절벽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더 가난해져 가고 있다. 특히 우리 전북의 인구는 2020년 12월 31일 현재 180만 4,104명으로 2019년에 비해 1만 4,813명이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180만 붕괴는 그야말로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전북을 비롯한 지방정부는 갖가지 인구감소 방지 정책을 발표·추진해 왔지만 성과는 고사하고 감소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어 왔다. 가장 큰 이유는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적은데 있으며 이는 결국 지방에 청년이 없는, 다시 말해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의 ‘국가 균형 발전 및 행정수도 완성 기획단’은 상당히 의미 있는 제안을 했다. 수도권에 있는 국회와 정부청사를 지방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동시에 권역별‘메가시티’정책을 만들고 전국을 돌면서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면서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명제의 실현에 한 걸음 나아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방의 거점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메가시티를 만들어 수도권 공화국에 대응하자는 것이다. 현행 17개 광역시·도 단위로는 지역의 힘을 각각 모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 행정지도의 틀을 벗어나 초광역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 경제, 문화, 행정 공동체로 이동시키면서 내부적으로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혁신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단순히 수도권 기능 분산을 넘어서 지방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실질적 균형 발전 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언론은 이를 3+2+3이라고 명명했는데, 3개의 글로벌 메가시티로 수도권, 부울경, 충청권, 2개의 행정통합 메가시티로는 대구경북 광주전남, 그리고 3개의 강소형 메가시티인 전북, 강원, 제주를 말한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각 권역 내 여러 개의 거점 도시를 특화하고 연계하여 발전의 축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울경권과 충청권은 메가시티의 성격과 범위를 중심으로 현재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또한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은 각각 도지사와 시장 등이 나서 행정통합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대구·경북의 경우는 통합 추진 위원회가 구성되기까지 했다. 강소형 메가시티로 제안을 받은 전북과 강원, 제주는 각각의 특성에 맞은 전략을 세우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전북은 지난 이명박 정권 시절 5+2라는 광역화 전략의 피해 지역이었다. 광주전남과 전북이 서로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되었고 공공기관 지방본부 통폐합은 물론 예산의 분배, 대규모 국책사업을 광주 전남에 빼앗겼다는 피해 의식이 상당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북 독자 경제권역의 필요성에 공감한 바도 있었다. 이번에 제안된 더불어민주당의 초광역화 전략은 참여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이어 보다 강력한 지역 균형 발전전략으로 대두할 전망이며 우리 전북은 이에 대한 충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메가시티 정책은 지금 우리 전북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를 갖게 할 수 있다. 광주전남, 충청권의 중간에 끼여 인구와 경제력을 빼앗긴다면 전북의 미래는 그야말로 암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북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미래적 가치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대도시권을 잇는 허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는 우선 전북의 강소형 메가시티 전략은 ‘행정수도 세종’과 연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행정수도인 세종과 전북을 연결하는 철도와 고속도로망이 확충될 경우 전북과 세종 간의 거리가 30~40분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전북지역이 행정수도 세종의 배후 거점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또한 새만금의 신재생에너지 단지의 개발과 금융 중심의 혁신도시 등이 충분히 갖춰지게 된다면 전북은 분명 매력 있는 허브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두려워하지 않는 자에게 길을 열어줄 것이다. 솔직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전북의 미래를 향해 과감한 변화를 이끌어나갈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김윤덕 <국회의원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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