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단비, 용담댐 의미와 과제
전북의 단비, 용담댐 의미와 과제
  • 오성록 전북도 상하수도관리팀장
  • 승인 2021.01.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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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에 단비”라는 말이 있다. ‘단비’는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를 의미하는 말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갈 때 농민들은 비를 애타게 기다리는데, 목마른 대지 위에 비가 내리면 이것은 목마른 사람에게 단술과 같이 감미로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때 내리는 비를 ‘단비’라 한 것이다.

 물이 풍족할 때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다 물이 부족해지면 그때야 비로소 가뭄에 단비라도 오면 좋으련만 생각하며, 과거를 뒤돌아보게 된다. 물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다.

 관정을 파기도 하고, 다른 지역으로부터 물을 지원받기도 하는데 극심한 가뭄에는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물을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양질의 물을 확보해두는 노력, 즉 “물 자치권 확보”가 필요하다.

 전북도는 물이 부족해 고생을 많이 했다. 도민의 85.2%가 만경강과 동진강유역에 사는데, 이 지역은 특히 그랬다. 필요한 물은 많은데, 강 길이가 짧고 물그릇 만들기가 여의치 않아 먹는 물조차 구하기 어려워 도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지역에 용담댐이 계획되었다.

 전주권과 새만금 등 서해안개발에 따른 생공용수 등을 포함 1일 135만톤의 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진안군에 용담댐이 건설된 것이다. 12,616명의 진안 지역주민이 삶의 터전을 내주고 떠나야 했고 전북도와 6개 시군에서 386억원의 수몰민 이주정착금과 생활안전자금의 지원으로 귀중한 용댐댐 물을 얻었으니, 귀하게 쓰여야 할 일이다.

 그런데 정작 전북은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용담댐을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이 부족한 만경강유역의 하천수를 생공용수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질악화와 물부족으로 사용이 중지되었던 금강하류(부여취수장 등)에서 공업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이는 용담댐 용수가 공급되기 전에 전주권 생활용수를 공급하였던 노후관로를 갱생해 2017년부터 용담댐 물이라며 새만금과 전주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담댐으로부터 부여취수장까지 거리가 얼마이며, 수많은 하천과 댐을 거치면서 쓰여진 물이 얼마고, 하수와 폐수가 들어오고 처리되기를 반복하는데 어떻게 금강하류의 물이 용담댐 물로 갑자기 변신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부여취수장 취수원은 금강수계 용수가 수질악화와 갈수기 취수량 감소 등으로 물 공급에 불안함이 있다는 이유로 2,342억원을 투자해 충남중부권광역상수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청댐 물을 공급 하면서, 전북은 계획된 용담댐 물을 공급하면 될 일을 급수계획을 변경해 가면서 전북에 금강하류 물을 공급하고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북도민의 몫인 1일 135만톤의 용담댐 물을 전주권과 새만금 등지에 공급해야 한다. 수몰의 아픔과 비용을 부담하면서 댐을 건설한 이유는 전북도민에게 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부 단체에서는 전북도에서 금강의 물을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려고 한다 주장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용담댐 물을 하천으로 흐르게 한 뒤 하천에서 취수해 생공용수로 사용했는데, 수자원공사에서 2014년 이후에는 전주권에 공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용담댐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만경강의 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만경강유역의 하천수가 농업용수와 하천유지용수, 환경생태용수 외에 생공용수로 년중 사용되면서 갈수기 하천의 건천화 문제는 심각해졌다. 조속히 전주권과 새만금 등지에 용담댐 물이 공급되어, 만경강이 제 기능을 하게 되길 바란다.

 용담댐의 계획 물량이 하천과 상수관로를 통해 생공용수 등으로 제대로 공급되어 만경강 생태문명과 하천수질에 도움이 되고, 미래의 후손에게 양질의 용수를 물려줄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필요한 때다.
 

 오성록<전북도 상하수도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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