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영웅, 병역명문가
가장 보통의 영웅, 병역명문가
  •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 승인 2021.01.17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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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에 소재한 소안도는 1,500개의 태극기가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바람에 펄럭여 ‘태극기 섬’이라고 불린다. 일제강점기 시절 6,000여명의 주민 중 800명 이상이 ‘불령선인(일제에 불온?불량한 조선인)’으로 지목돼 일제의 감시와 통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치열한 독립운동이 전개된 곳이다. 이 작은 섬에서 건국 훈장을 받은 20명 포함, 무려 89명의 독립운동가가 배출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소안도 주민들은 감옥에 끌려간 사람들을 생각하며 겨울에 이불을 덮지 않았으며, 일제 경찰에 말을 하지 않은 ‘불언 동맹’ 등으로 일제의 폭압에 맞섰다고 한다. 가족과 이웃이 하나가 되어 ‘보통 사람’들이 ‘영웅’이 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 영웅이 되는 경우가 또 있다. 병역명문가가 그 하나일 것이다. 병역명문가란 3대 가족이 병역을 마친 가문, 즉 1대 조부를 시작으로 2대(부?백부?숙부), 3대(본인?형제?사촌형제)가 모두 현역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한다.

병역은 누구나 예외 없이 공정하게 이행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3대 가족이 모두 병역을 성실하게 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병무청에서는 병역이행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2004년부터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현역복무를 마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2012년에 학도의용군 등 비군인 신분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사람, 2015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아래 한국광복군 활동자까지 선정대상에 추가하였다. 그리고 지난해 일제강점 전후의 독립유공자까지 선정범위를 확대하여 여러 형태로 국가 수호에 애쓴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였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독립유공자 등이 포함된 29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되었으며, 2004년부터 지금까지 도내 병역명문가는 총 188가문, 972명에 이른다. 이렇게 선정된 병역명문가문을 초청, 시상식 및 증서수여식을 개최하고, 병무청 누리집 ?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게시하여 국민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명예심을 제고하고 병역이행의 귀감이 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병역명문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하여 지난해 12월부터 병역명문가 소식지를 반기 1회 발행하고 있으며, 캘린더 제작, 병역명문가 문패 달아드리기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병역명문가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리고자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를 통해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도내 10개 단체를 포함, 전국 17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병무청과 우대 협약을 맺은 민간시설을 포함, 전국 978개의 우대시설에 대하여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병역명문가는 연중 접수 가능하나, 해마다 병역명문가 찾기 집중기간을 운영하여 병역명문가가 더 많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도 1월 11일부터 신청·접수를 시작하여 오는 2월 10일까지 3대 가족 모두 현역복무 등으로 성실하게 병역을 마친 병역명문가를 찾고 있다.

‘자기의 국가와 민족을 자신이 구하지 않으면 구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요, 주인관념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이다. 전북지방병무청은 나라를 지키는 책임을 다한 병역이행자들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존경받고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병역제도 개선과 더 많은 혜택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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