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傘壽)를 지나며…최근호 시인, 운문·산문집 ‘나의 글’ 펴내
산수(傘壽)를 지나며…최근호 시인, 운문·산문집 ‘나의 글’ 펴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1.13 1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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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바르게 써야 복을 받는다.”

 팔순을 지나는 한 노시인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인생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는 시인이 유소년기에 조부로부터 매일 들었던 말이다. 조부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데 소홀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무학이었지만 지혜롭고 사리판단을 바르게 하고, 너그럽고 따뜻한 인정으로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조부처럼 시인도 살고 싶었다.

 최근호 시인이 펴낸 운문·산문집 ‘나의 글(도서출판 북매니저·1만7,000원)’에는 조부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살았던그의 삶의 발자취가 새겨져 있다.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았고 정년 후에는 임실문인협회장까지 역임하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오면서 문단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던 그다. 바쁘게 살아왔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본 시인은 더 늦기 전에 그동안 썼던 운문과 산문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엮겠노라 마음을 먹었다.

 최근호 시인은 여는 글에서 “삼십대부터 고약한 병 친구들이 끊임없이 달라 붙어서 떠날 줄을 몰라, 팔십세까지 산다고 하는 것은 꿈 같은 일로만 생각했는데, 팔십세까지 살았으니, 내게 내 몸을 축하하며 고맙고 감사하다고 해야겠다”고 적었다.

 시인이 마음 먹고 발간한 이번 책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시인이 안팎으로 겪었던 모든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 고향을 생각하는 그리움, 사회의 갈등과 반목에 대한 걱정, 교육계를 바라보는 고민까지 담아낸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글을 파노라마처럼 엮어낸 것이다.

 책은 운문을 모은 5부와 산문을 모은 4부 등 총 9부로 구성돼 있다.

 손주들의 탄생과 돌을 기념해 쓴 축시나 아내를 향한 세레나데를 담아낸 시를 읽다보면 가족을 향한 노신사의 절절한 애정이 사무치게 다가온다. 손녀와 주고받은 편지도 그에게는 수필의 좋은 소재가 되었다. ‘내고향 가야금실’이나 ‘덕재산’ 등의 수필을 통해서는 시인의 고향인 임실의 푸근한 향기까지 전해진다.

 서정적인 산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입시위주 교육 지양을 위하여’, ‘잠재적 지능을 고려한 대학의 학과 선택’ 등에서는 교육자로 그가 걸어왔던 길, 그리고 작금의 교육계의 현실을 바라보는 원로의 따끔한 충고가 적혀 있다. 맑고 꾸밈 없는 진솔한 글은 읽는 내내 독자에게 편안함을 선물한다. 순박한 공감의 언어에서 솔솔 풍기는 인간미가 그만이다.

 최근호 시인은 전북 임실군 지사면 금평(개금실) 출생으로, 전북대 국문학과와 원광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를 받았다. 전라고 교사, 전일고 교감, 호남제일고 교장 등으로 교육계에 몸담았다. 1994년 월간 ‘한국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수필집 ‘가야금실’과 평전 ‘대호법 삼타원 최도화’ 등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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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은 2021-01-17 14:40:05
팔순에 발간한 나의 글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