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 전봇대는 아니다
새만금에 전봇대는 아니다
  •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 승인 2021.01.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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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거의 모든 국가에서 지상의 전봇대를 없애는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미래도시 새만금에 전봇대를 세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새만금 지역의 전력망 지중화 사업은 공항·항만·철도 등 SOC,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해수유통과 수질개선 문제만큼 중요한 빅 이슈로 제기하여 논의해야 할 시급한 현안이다. 새만금 기본계획에는 “전력공급망의 지중화를 통한 쾌적한 새만금 조성 지향”의 선언적인 문구가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새만금 내 전봇대가 세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대로(폭25m, 6차선)이상은 지중화, 그 이하는 공중화로 추진하고 있다. 농생명용지는 첨단농업시험과 농업특화단지를 조성하는 5공구만 지중화로 하고, 나머지 공구와 방수제는 공중화, 즉 전봇대를 설치하여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농생명용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18년)를 통해 항공기와 드론을 이용한 새만금의 미래농업과 유지관리비용의 절감 등을 위해 전력공급 지중화가 적정하다고 판단하였지만, 실제로는 안타깝게 5공구 내부만 지중화로 결정되었다.

 한전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의 평균 지중화율은 40% 수준이며, 뉴욕은 73%, 도쿄는 86%, 런던·파리는 100% 지중선로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지중화율(배전선로)은 18%로 서울은 59%, 전북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한전에서 기존 도심의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간척지로 개발한 인천 송도는 이미 지중화를 완료하였고, 시화호 등 다른 개발 간척지도 100% 지중화로 깨끗한 보행공간과 쾌적한 도심경관을 조성 중이다. 새만금 인근 전주친환경산업단지, 정읍첨단과학산업단지, 완주 테크노밸리 등 산업단지의 전력공급도 지중화로 조성하였다. 최근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 은파호수공원도 전선 지중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따라서 현재 추진 중인 새만금 기본계획(MP) 변경시 새만금 전력망의 전면적인 지중화 사업을 반드시 포함하여야 한다.

 대불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전봇대와 전선이 대형물류의 교통흐름을 방해함에 따라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전선지중화를 추진(`04~`09년) 하였다. 새만금 수변도시, 산업단지 조성 등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 별도로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일로 처음부터 지중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사항이다.

 새만금은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km)를 축조하여 서울의 2/3에 해당하는 면적(409㎢)을 새로이 개척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간척사업이다. 스마트 수변도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그린수소 복합단지 등 그린뉴딜 1번지로 전세계의 생태문명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도시로 우뚝 서야 한다.

 미래도시에는 지상 모빌리티 뿐만 아니라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또한 활성화될 것이다. 수많은 드론과 공중택시, 개인 비행체가 새만금의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과거의 산물인 전봇대를 세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지중화는 도시의 미관개선뿐만 아니라 교통의 안정성 및 보행여건 향상, 자연재해 피해예방, 생태계 보존 등 많은 점에서 유리하다. 특히, 공중화의 경우 발생하는 배전선로 보호와 가로경관을 위한 가로수 전정작업, 조류피해로 인한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신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전봇대 없는 새만금을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뛰었으면 한다.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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