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국’
- 황준
텃밭 냉이가 파릇하다
아내는 샛강 오리떼
구경하고 오는 길에
한 겨울 땅속에서 움츠리다가
살갑게 기지개 켜는
냉이와 첫눈을 마주쳤다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즐겁게 냉이를 캐 담았다
맑은 물에 씻고 손질한 냉이를
햇 된장 한 숟갈을 풀어 끓인다
맛을 보던 아내는
음! 바로 이 맛이야
어제 동창 모임에 과음했던
숙취가 말끔히 풀리겠어
봄의 향내가 방안에 퍼지고
흥겨운 콧노래가 나온다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진달래꽃 피어나고
냉이꽃 살랑대며 올까
아내는 봄나들이 준비에
가슴 설레겠지
▲황준 시인
시세계 동인활동 / 미네르바 등단
전북문인협회회원
첫시집 <기억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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