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황준 시인의 ‘냉이국’
[초대시] 황준 시인의 ‘냉이국’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1.0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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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국’

- 황준

 

 텃밭 냉이가 파릇하다

 아내는 샛강 오리떼

 구경하고 오는 길에

 한 겨울 땅속에서 움츠리다가

 살갑게 기지개 켜는

 냉이와 첫눈을 마주쳤다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즐겁게 냉이를 캐 담았다

 맑은 물에 씻고 손질한 냉이를

 햇 된장 한 숟갈을 풀어 끓인다

 맛을 보던 아내는

 음! 바로 이 맛이야

 어제 동창 모임에 과음했던

 숙취가 말끔히 풀리겠어

 봄의 향내가 방안에 퍼지고

 흥겨운 콧노래가 나온다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진달래꽃 피어나고

 냉이꽃 살랑대며 올까

 아내는 봄나들이 준비에

 가슴 설레겠지

 

 ▲황준 시인

 시세계 동인활동 / 미네르바 등단

  전북문인협회회원

 첫시집 <기억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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