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롱이는 병치레가 잦아 주인에게 버림받은 강아지다. 알롱이는 떠돌다 어느 날, 자기 등을 쓰다듬어 주던 할아버지를 따라간다. 할아버지는 다리도 절고 목에 혹도 있다. 몸이 안 좋은 게 분명하지만, 알롱이와 매일매일 텃밭에서 일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양정숙 작가가 쓴 동화 ‘알롱이의 기도(가문비어린이·1만1,000원)’는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결코 불행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와 알롱이의 사랑은 너무 아름다워 부러움을 살만하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알롱이가 밥을 먹지 못하면서 시름시름 앓는다. 알롱이는 병이 나자 또 버림받을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알롱이를 병원에 데려가고 살뜰히 보살핀다. 알롱이는 건강하게 회복되었지만, 이번엔 할아버지가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간다. 이 이야기는 알롱이가 멀어져 가는 119 구급차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으로 끝이 나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작가는 산업화 속에서 물질을 풍요로워졌지만 인정은 오히려 삭막해졌다고 말한다. 가난하고 몸도 아프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이들에게 희망찬 내일이 찾아 올 수 있을까?
양정숙 작가는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랐다. 1995년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로 신인상을 받았고,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다. 수필로 대한문학상, 단편소설로 여수해양문학상, 동화로 천강문학상, 민들레문학상, 광주전남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