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빨라진 손흥민의 유럽 통산 '150골 질주'…200호는 어디서?
점점 빨라진 손흥민의 유럽 통산 '150골 질주'…200호는 어디서?
  • 연합뉴스
  • 승인 2021.01.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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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경기당 0.25골→토트넘 0.39골…5대 빅리그 득점 4위
토트넘과 재계약 협상 더딘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
아시아 축구의 거인 손흥민 / 연합뉴스 제공

한국인으로서, 아시아인으로서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온 손흥민(29·토트넘)의 발걸음이 '150호 골' 고지에 다다랐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전에서 후반 25분 토트넘의 2-0 승리를 매조지는 득점이자 자신의 프로 1군 통산 150번째 골을 터뜨렸다.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0년 10월 30일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이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쓰며 유럽 무대에 등장한 손흥민이 11년 만에 쌓은 대기록이다.

◇ 함부르크부터 토트넘까지…점점 빨라진 손흥민의 질주

손흥민은 3골을 넣은 데뷔 시즌부터 득점력을 꾸준히 높여왔다.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공식전 78경기 20골을 넣은 손흥민은, 레버쿠젠(독일) 이적 뒤 87경기 29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에서는 이날까지 254경기에서 101골을 넣었다.

함부르크에서 0.25골이던 경기당 득점은 레버쿠젠에서 0.33골로 올라가더니 토트넘에서는 0.39골을 기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함부르크에서 이미 슈팅력만큼은 빅리그 톱클래스 선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던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동료를 활용하는 플레이에 눈을 뜨더니 토트넘에서는 부족한 점을 찾기 힘든 '완성형 골잡이'로 거듭났다.

결정력, 스피드에 '축구 지능'까지 높아진 손흥민은 큰 경기에서 더 강해지는 대범한 면모까지 갖췄다.

손흥민의 꾸준한 성장은 프로 선수의 가치를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몸값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2015년 8월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할 때 손흥민의 이적료는 2천200만 파운드(약 330억원)였다.

현재 손흥민의 몸값은 이적료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 추정으로 9천만 유로(약 1천211억원)에 달한다. 몸값이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 5대 빅리그 득점 4위…누가 봐도 '월드 클래스'

이제 '월드 클래스'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다.

볼을 잡고 치고 나가는 속도는 물론이고 득점을 하는 페이스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인 골잡이가 유럽 빅리그에서 득점왕 경쟁을 펼친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를 올 시즌 손흥민은 실현하고 있다.

특히 해리 케인과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에 힘입어 현재 정규리그 12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다. 선두 무함마드 살라흐(13골·리버풀)와 1골 차이다.

유럽 5대 빅리그로 비교군을 넓혀도 손흥민의 득점력은 최고 수준이다.

EPL과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전체 득점 순위를 매겨보면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9골), 유벤투스(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4골), 살라흐에 이어 손흥민이 4위다.

정규리그뿐 아니라 각 팀이 치른 자국 FA컵과 리그컵, 유럽 클럽대항전 등 모든 경기를 포함한 공식전 득점 기록에서도 손흥민(16골)은 레반도프스키(22골), 호날두(18골), 엘링 홀란(17골·도르트문트)에 이어 살라흐와 공동 4위다.

게다가 손흥민의 득점에는 페널티킥이 한 골도 없다.

이제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골을 넣는 것만큼이나 골을 넣지 못하는 것도 '뉴스거리'가 되는 분위기다.

시즌 초인 9월 사우샘프턴전에서 '4골 폭풍'을 몰아쳤던 손흥민이 전반기 막판 '골 침묵'에 빠지자 수비 위주의 토트넘 전술을 비판하는 기사들이 지속해서 나왔다.

잉글랜드의 '전설'이며 현재 축구 해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앨런 시어러는 손흥민을 전반기 EPL 베스트 11에 포함했다.

◇ 우승 기회 잡은 토트넘이냐 스페인 명문 구단 레알이냐

아직 서른이 안 된 손흥민은 유럽 통산 200골 고지를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200번째 득점을 할 때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올 시즌 손흥민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에 돌입했다는 현지 보도가 10월께부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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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를 넘기고서도 재계약이 확정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최고 클럽으로 손꼽히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최근 지속해서 나온다.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 공격진이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 예전보다 손흥민 이적설에 힘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손흥민이 대체할 레알 마드리드 선수로 지목되는 에덴 아자르는 정규리그 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에 그치는 등 매우 부진하다.

다만, 손흥민이 당장 재계약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현 계약기간이 2023년 6월까지인 만큼 당장 올겨울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실현 더 가능성이 커 보인다.

EPL에, 런던 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손흥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생활 터전을 옮기는 결단을 당장 내리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던,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는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는 물론이고 분데스리가까지 프로 경력을 통틀어서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경험한 게 소속팀 최고 성적이다.

국가대표 경력까지 더해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따낸 게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올 시즌 토트넘은 리그컵에서 결승에 올라있고 정규리그에서는 3위에 자리해 있다.

오랜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토트넘에서 잉글랜드 무대 첫 우승 경력을 추가할지, 아니면 라리가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매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로 과감하게 건너갈지 손흥민의 선택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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