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뉴노멀과 신교육 플랫폼
언택트 뉴노멀과 신교육 플랫폼
  •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
  • 승인 2020.12.27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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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거나 실업자가 양산되는 가운데 언택트 뉴노멀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은 크게 팽창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주문이 늘어나 20만 명을 추가 고용했고,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는 2020년도에 1,500만 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추가했다. 또한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은 하루 이용 고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창업 8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하고, 기업가치 18조 원의 유니콘으로 성장하였다.

 또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원격교육 등 비대면 방식이 기존의 일상을 대체하고 있다. SNS기업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부분적이지만 평생 재택근무를 직원들에게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 취업 전문사이트에서 6,5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로 업무의 효율성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60%에 이르렀다. 재택근무로 회사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응답도 70%를 넘었다.

 코로나19는 교육 현장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비대면 교육을 받았음은 물론, 많은 교수와 직원들도 시간제 혹은 요일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다.

 물론 이 여파로 원격 교육, 재택근무가 늘면서 불안정한 서버와 네트워크 속도 등이 논란이 되었다. 대학마다 서버를 증설하거나 클라우드 서버의 도입을 추진하고 네트워크 회선을 늘리게 되었다.

 대학에서 교수는 이전보다 많은 양의 강의자료를 비대면 수업을 위해 생산해야 했고, 학생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편한 시간에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생들과 교수들의 70% 이상이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 수업이 부분적으로 허용되거나 오프라인 수업과 혼합된 형태로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 뉴노멀은 원격교육지원 체제가 강화되면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의 10개 권역에 원격교육지원센터를 각각 설치하고, 교육자원을 개발하고 공유하여, 원격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계획하고 있다.

 권역센터에 공동 활용 학습관리시스템(LMS), 강의 영상 녹화 및 실시간 화상 수업이 가능한 공동 영상 제작실 등을 구축하여, 대학 간 여건에 따른 원격수업 품질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이다.

 또한 교원을 대상으로 원격수업 관련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강의 및 수업자료를 개발하여 원격수업의 질을 제고하고, 교원들의 수업부담을 경감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원격교육 지원시스템이 가시화되면, 교수들 가운데는 비록 한 대학에 고용되어 있지만, 권역 내의 여러 대학에서 교육하는 시간강사와 강의라는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는 상황이 된다.

 학생도 한 대학에서 수강하기보다는 한 학기에 몇 개의 대학에서 동시에 수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수와 학생의 소속이 모호해질 것이고, 결국엔 대학 입시와 대학교육 환경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된다면, 원격교육 지원시스템은 강의를 지원하고, 수업을 관리하고, 적정 인력을 찾아내 직업을 알선해 주는 형태로 더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1996년에 독일의 저명학자 위르겐 하버마스가 방한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인의 역동성과 문화유산을 강조하였으며. 서구에서 이상적인 발전 모델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갖고 있는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길을 찾으라고 충고한 바 있다.

 그의 통찰력에 따른다면,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서구식 교육체제가 지향하는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한국형 모델을 개발하는데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K-방역의 성공 모델을 되새긴다면, 새로운 고용 방식, 새로운 교육 모델을 찾아 독자적인 길을 찾아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디지털 뉴딜 사업에도 언택트 뉴노멀에 적합한 신교육 모델의 개발이 담겨지길 기대한다.

 김동원 <전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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