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5계명
‘코로나블루’ 극복을 위한 5계명
  •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승인 2020.12.22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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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잠하던 코로나 사태가 겨울을 맞이하면서 3차 대유행으로 접어들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3차 대유행은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전북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고, 얼마 전 김제 요양 시설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이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가 발생한 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아직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격상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우리들의 일상이 바뀌어 많은 사람이 정신, 심리적인 문제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코로나19에 의해 발생하는 정신, 심리적인 어려움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우울감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블루(Blue)를 합친 신조어로 우리 모두의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고 이로 인하여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불안, 불면증, 분노 등 코로나 19로 인한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총칭하는 말이다.

  ‘코로나블루’의 유형과 증상을 살펴보면 첫 번째는 코로나19, 질병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내가 이 병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지나친 두려움으로 감염에 대해 불안,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하는 과도한 걱정, 전염의 위험성을 줄이고자 강박적으로 손 씻기와 위생에 집착하거나 극단적으로 외출과 사회 활동을 회피하는 등의 증상이 있겠다. 둘째로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외부 활동 같은 일상을 하지 못하여 답답함이나 무기력과 의욕 저하를 보이는 경우인데 특히, 경로당이나 노인대학, 운동 시설, 교회 같은 종교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분들이 이런 시설이 폐쇄되면서 갈 곳을 못 찾고 집안에 머무르면서 무력감과 우울감을 보이는 경우이다. 셋째로는 코로나19에 대한 직접적인 두려움은 없지만 경제 활동이 줄어들면서 실직이나 경영상 어려움, 공무원이나 의료진 등같이 직, 간접적으로 과도한 업무 등에 노출되면 스트레스가 높아가는 등 이차적인 피해로 결국, 우울증, 불안, 불면증 그리고 분노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실제 진료현장에 이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을 맞이하여 추운 날씨와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활동량이 줄게 되는 데 이런 계절적인 특성과 맞물려 자칫 건강과 일상의 리듬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블루를 예방하기 위한 스스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그래서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5계명’이라는 제목으로 몇 가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언을 준비하였다.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5계명’의 첫 번째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인정하기>이다. 전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 ‘불안’이라는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 반응이다. 억지로 불안을 숨기거나 줄이려고 애쓰는 것은 오히려 숨은 불안을 더 자극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런 감정을 부정하고 숨기면 오히려 대신 몸이 아프거나 감정조절이 안 되는 등 다른 방향에서 표출될 수 있으므로 우선 이를 인정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방안을 고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기>이다. 공개된 확진자 동선을 일일이 파악하는 등 ‘업데이트된 뉴스를 놓칠까 봐 종일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질 못하겠다’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정보 과잉의 시대에 때로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들뿐 아니라 불필요한 불안감을 자극하는 자료와 뉴스들도 많은 것 같다. 사소한 뉴스를 찾는 데 지나친 에너지를 쓰지 말고 보건당국이나 각 지방정부 등을 믿고 공신력 있는 정보 정도만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세 번째는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할 방법을 찾기>이다. 사회 활동도 제한되면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비대면 방식이 어색하고 불편하더라도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고, 화상 전화, SNS나 문자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

  다음은 <규칙적인 생활습관 실천하기>이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잠들고, 식사를 잘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늦게 잠들었더라도 제시간에 일어나고 제시간에 식사해야 한다. 체육관, 수영장 등을 방문할 수 없더라도 천변이나 공원처럼 넓은 공간에서의 가벼운 운동이나 여건이 안되면 집에서 간단한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가치 있고 긍정적인 활동하기>이다. 강제로 집에 머물게 됐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삶의 주도권을 뺏겼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작은 것부터 남을 위한 작은 봉사, 그리고 자신을 위해 평소에 하지 못한 일을 실천하면서 스스로 가치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년 같으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의 희망을 꿈꾸는 연말연시이지만 우리가 모두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고대 이스라엘의 현명한 왕 솔로몬의 격언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모두가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길 기대해 본다.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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