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전북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전북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
  • 이종훈 전북도 일자리경제정책관
  • 승인 2020.1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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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류의 역사를 3가지 혁명으로 설명한다. 인지혁명(인간이 똑똑해진 시기, 약7만년전), 농업혁명(자연을 길들여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약1만 2천년전), 과학혁명(에너지 생산, 소비확대 등 힘을 갖게 된 시기, 약5백년전)이라고 한다. 이런 혁명의 밑바탕에는 인간이 손으로 매우 복잡한 도구를 만들어 쓸 수 있었다는 점이 자리한다. 

 이처럼 인류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창조 행위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활동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직접 만드는 문화’, 함께 만드는 문화‘ 일명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 디지털 기술의 고도화와 다양한 장르간의 융합, ICT기술의 지능화 등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메이커(Maker)’라는 용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첫 번째, ‘상품을 만든 사람 또는 회사’라고 정의되어 있고 두 번째, ‘유명한 제작자나 명품 제조업체’라고 되어 있다. 보통은 두 번째 의미로 메이커라는 용어가 통용되고 있으며, 유명 메이커 제품이나 명품 브랜드를 뜻하는 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메이커는 첫 번째로 명품 브랜드가 아니라 ‘만드는 것을 즐기는 DIY(do-it-youself)족이면서 혁신가인 메이커’이다. 즉,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제작 또는 조립, 수리, 장식하는 것을 말한다.

 메이커 문화가 퍼지고 지속성을 가지는 중요한 토대로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라는 공간이 요구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메이커들이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기술적 기능을 배우며 새로운 산출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디지털과 물리적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공동 작업 공간이며 창조와 혁신의 공간이다. 다시 말해 메이커(maker)가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제작(DIY) 하던 것에서 발전하여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협업·융합하며 가치를 확대하면서 생산적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기반 메이킹을 위한 공동 작업 공간이다.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란 명칭은 메이크진(Makezine)에서 유래하였고, 독일의 해커들을 위한 해커 스페이스(Hackerspace)인 c-base가 메이커스페이스의 시초이다. 세계 각국에서 테크숍(TechShop), 팹 카페(Fab Cafe) 등 다양한 이름으로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며 우리나라에는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도로 설치된 ‘무한상상실’이 있다.

 정부에서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제품을 만드는 창조적 혁신 활동으로, 메이커들이 메이커스페이스를 거점으로 국가의 혁신성장과 제조 창업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2022년까지 전국 350여 개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전북도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운영주관으로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이 협력하여 지난 5월 6일 향후 5년간 78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12월 16일에 젊은층 유동 인구가 많은 전북대 인근에 전북 메이커스페이스 ‘뚝딱365’를 개소하였다. 특히 전북 메이커스페이스는 총 41종 69대의 전문장비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카페, 세미나실, 화상회의실, 메이커 전용실 등 다양한 공간을 갖추었다. 또한 메이커에게 필요한 교육·멘토·콘텐츠 공유와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제조업·창업을 꿈꾸는 전문메이커를 육성하게 된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시골 뒷마당에서 주변의 나무를 톱으로 잘라서 뚝딱뚝딱 망치로 못을 박고 쇠를 막아 썰매를 만들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도심에서 나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전북 메이커스페이스 ‘뚝딱365’가 도민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혁신성장을 이끄는 공간이 되어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건실한 창업·벤처기업들의 산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종훈 <전라북도 일자리경제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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