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환경을 위한 환경기술인의 자세
더 나은 미래 환경을 위한 환경기술인의 자세
  •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0.12.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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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움에 이기는 사람은 이겨놓고 싸움에 나서고, 지는 사람은 싸움부터 하고 승리를 찾는다.”라는 말이 있다. 손자병법의 형편(形篇)에 나오는 선승(先勝)의 법칙이다.

 싸움에 이기는 사람은 실수가 적다. 실수가 적은 이유는 승리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놓았기 때문이다. 선승의 법칙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우리도 미래 환경의 ‘승리’를 위해 ‘준비’의 중요성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국내 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는 배출시설과 방지시설을 정상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사업장마다 1명에서 많게는 4명까지 환경기술인이 선임되어 있다. 전북지역의 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은 약 23,676개소(2020.9월 기준)로 2017년도(21,634개소)보다 소폭 증가했다. 배출사업장이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환경기술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전북지방환경청 감시팀은 기획단속 등을 통해 배출사업장의 환경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점검하다 보면 환경기술인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먼저 환경업무에 관심이 많은 환경기술인이 있다. 이런 환경기술인은 사명감을 가지고 환경업무에 임하기에 환경기술인의 준수사항이나 관리사항을 자세히 알고 있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법정 교육을 수료하고 시설의 적정운영 여부를 수시로 파악하며, 특이사항을 운영일지에 꼼꼼하게 작성하여 사업장 시설 개선에 철저를 기울인다. 또한 관련 법이 개정되거나 강화될 때도 발 빠르게 파악하여 사전에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대처한다. 따라서 실수가 적다.

 반면 일부 환경기술인은 환경관리의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사전 준비는 하지 않고 환경관리가 잘 되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환경기술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사업장 환경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내달리게 된다. 그 예로 배출시설에서 발생하는 인체에 해로운 대기오염물질들은 방지시설에서 적정 처리되어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배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환경기술인이 이를 신경 쓰지 않아 방지시설이 고장 나거나 부식·마모된 상태로 방치되면 그로 인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은 고스란히 그곳에 종사하는 직원뿐 아니라 전 국민이 짊어져야 한다.

 전자는 ‘승리’했고, 후자는 ‘승리’만을 바랐다.

 환경기술인의 법의 부지(不知)로 인해 위법이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기에 환경기술인 스스로 업무능력을 키워 실수를 방지해야 한다. 또한 사업장 내 배출 및 방지시설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했을 때 비로소 환경기술인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북지방환경청에서는 환경기술인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환경기술인이 꼭 알아야 할 교육자료 책자를 제작 및 배포하고 있다. 또한 환경교육을 실시하여 환경기술인의 사업장 자율관리 능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으며 기술지원을 통해 ‘준비’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환경은 수학 문제처럼 명료하지 않다. 그런데도 해답을 바라는 이유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고자 하는 의지이다. 비록 환경문제의 답이 명료하진 않아도 답을 다듬고 만들어 갈 수는 있다. 어떻게 다듬어야 하는지는 손자병법 형편(形篇)에 나오는 선승의 법칙에서 찾을 수 있다.

 환경법은 다양하고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업무를 더 세심히 살피고 진행하는 것이 적극적인 환경인의 자세이다. 환경기술인의 태도와 준비과정에 따라 배출사업장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미래의 환경까지 달라진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환경기술인의 준비된 마음이다.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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