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탄소산업진흥원과 전북의 미래
한국탄소산업진흥원과 전북의 미래
  •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 승인 2020.1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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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지난 11월 3일 전주시 출연기관인 탄소융합기술원을 국가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하였다. 국가 탄소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컨트롤 타워가 탄소산업 태동지인 우리 전북에서 출범하게 된 것이다. 내년 3월에 출범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국비 310억원도 확보해 둔 상태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산업측면에서 전북의 자존감을 드러낸 쾌거라는 점이다. 기초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육성해 온 산업이 광역지자체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다시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위상이 수직상승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탄소산업이 유일하다. 그동안 산업생태계가 취약했던 우리 전북이 산업측면에서도 다른 지역을 선도하는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천하에 보여준 셈이다.

 사실 우리 도의 탄소산업 성장과정은 한국 탄소산업의 역사이기도 하다. 전북은 2000년대 중반 탄소소재분야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정책역량을 집중해 왔다. 탄소산업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고 전담부서를 설치하였으며 지원조례도 제정하였다. 또한 대형 예타사업들을 발굴하여 국책사업화하고 순수 국산기술로 탄소섬유 생산을 시작함으로써 한국 탄소산업의 출발을 세상에 알렸다. 아울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분원 유치, 전북연구개발특구,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 탄소융복합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 성장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 지금 전북에는 효성 등 160개 이상의 탄소기업이 집적하여 생산공정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다음으로는 탄소산업을 토대로 우리 전북이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산업의 역동성을 키워나갈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탄소소재의 최대 강점은 광범위한 산업적 적용성이다. 스포츠 레저부터 헬스케어, 토목?건축, 모빌리티, 항공우주까지 거의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특히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생산, 저장, 활용 전 과정과 연계하여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탄소산업진흥원이 국가 탄소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갈 것인가에 있다. 국가산업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지는 순간, 탄소산업은 전북을 넘어 전국으로, 더 나아가 세계로 확장해 가야 하는 게 당연하다.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적 범위의 가치사슬을 완성함으로써 탄소산업 동반성장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특히 우리 전북에서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둔 만큼 한국 탄소산업 수도로 우뚝 서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 투자유치, 탄소소재 활용 분야 개척 등 탄소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우리 전북이 탄소산업을 넘어 미래 신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인과 도민의 마인드가 조금은 더 긍정적, 진취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전북 기업인 스스로 현상유지보다는 치밀한 분석과 명철한 판단에 기초하여 돌파구를 만들어 내는 자기 주도적인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 나갈 때이다. 사실 기업가 정신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늘 새로운 비전을 찾아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도전적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그린뉴딜 시대 새만금 재생에너지 메카화, 전기차?수소차 생산거점 조성 등 우리 전북인이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은 무엇이든 흔들리지 않는 의지로 과감하게 도전하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값진 교훈이 아닐까 한다.

 우범기<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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