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등 5권
[신간]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2.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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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검사 중 한명으로 잘 알려진 프릿 바라라가 쓴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흐름출판·1만8,000원)’가 나왔다. 월가의 저승사자, 부패 척결의 선봉장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테러, 마약 및 무기 밀매, 금융 및 의료보험 사기, 사이버범죄, 공직자부패, 조직폭력, 조직범죄, 시민권침해 등 상당수의 사건들을 해결한 그는 정치권을 성역 없이 수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인물이다. 그가 수많은 사건들을 파헤치며 겪었던 검사로서의 딜레마와 인간적 고뇌, 법 시스템의 한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지닌 편향적 사고 등을 살펴보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바로 서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어디에도 없는 아이 

 전 세계 스릴러 독자에게 숨막히게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평을 받은 작품 ‘어디에도 없는 아이(현암사·1만6,000원)’가 나왔다. 시나리오 작가, 영상편집자, 골프카트 운전사, 티셔츠 인쇄 등으로 생활을 이어가며 글을 쓰던 저자 크리스티안 화이트는 이 작품으로 미발표 작품에게 주는 빅토리안 프리이어 문학상을 수상한다. 책의 주인공은 뛰어난 형사나 비범한 인물이 아닌 28년이 지나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평범한 사람이다. 자신에게 그동안 몰랐던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그녀의 평화로운 일상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하나둘씩 밝혀지는 진실이 긴장감의 끊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문밖의 사람들 

 해마다 산업재해로 2,400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7명이다. 추락, 끼임, 질식처럼 똑같은 산업재해가 오늘도 계속해서 되풀이된다. 우리 사회에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는 없는 걸까? 만화 ‘문밖의 사람들(보리·1만5,000원)’은 메탄올 실명 피해 당사자 이진희씨를 비롯해 하루아침에 실명한 청년 6명의 아픔과 현실을 그린 르포 만화다. 또 다른 주인공 박행을 통해 섬처럼 고립되어 있던 메탄올 실명 당사자들과 연대하고, 이를 사회적 사건으로 공론화한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자료 조사와 함께 3년에 걸친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완성한 만화는 우리에게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쓰는 말이 모여서 곧 우리말, 한국어를 이루지만 정작 우리는 말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는커녕 늘 말 앞에 주눅이 들어있다.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창비·1만6,000원)’은 우리의 말과 글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들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각각에 대해 옳고 그름을 논하거나 똑 부러진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된소리나 거센소리를 쓰냐고 핀잔하는 이들에게 우리말의 변천 과정을 들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표준 발음을 구사하는 것이 우월함을 뜻하지는 않음을 설명한다. 띄어쓰기가 읽기의 효율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여기에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일깨운다.

 

 ▲그 좋았던 시간에 

 김소연 시인이 지난날들에 떠난 여행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여행산문집 ‘그 좋았던 시간에(달·1만4,500원)’를 출간했다. 그동안 다수의 산문집으로 시인의 시선과 관찰력, 언어의 섬세함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몸으로 겪고 시간으로 겪었던,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여행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전 세상의 이야기다. 우리에겐 분명 좋았던 날들이 있었고 그 시간과 공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이불을 내다 널 듯, 아무것도 아닌 장면을 차곡차곡 모아서 이 세상에 내다 널고 싶었던 시인. 그래서 그 좋았던 장면들의 더미를 이 시대에 펼쳐놓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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