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탈과 눈물의 철도, 이제는 도약의 길로
수탈과 눈물의 철도, 이제는 도약의 길로
  • 신영대 국회의원
  • 승인 2020.12.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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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내륙에서 군산항에 이르는 철길이 모두 이어졌다. 익산-대야 복선전철과 군장산단 인입철도가 지난 10일 개통하면서다.

 익산-대야 복선전철화 사업은 장항선 복선전철 구간 중 첫 단계 개통사업이다. 디젤 기관차만 운행이 가능했던 구간이지만 이제 전기공급 설비가 생겨 친환경 전기 차량이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현재의 단선보다 철도 수송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2024년 신창에서 대야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18.6km의 장항선 복선 전체 구간이 개통되면 경부선-장항선-전라선을 잇는 서해안 축 주요간선 철도망도 완성된다.

 특히 장항선과 2021년 개통 예정인 경의선 소사-대곡 구간, 2022년 개통 예정인 서해선 원시-소사 구간이 연결되면 서해안 축 지역주민의 수도권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군장산단 인입철도 개통으로 군산항의 물류수송이 전국 단위 국가철도망과 연계됨에 따라 기존 도로 중심의 수송에서 정시성 및 안전성을 갖춘 철도 대량수송이 가능해졌다.

 전라선-군산선-장항선-경부선을 축으로 한 우회 연계 수송망을 확보하게 되면서 호남선의 선로용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물류비용의 획기적 절감 및 물류 경쟁력 강화 등 철도화물수송의 효율성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새만금항 인입철도까지 완공되면 환서해권시대를 겨냥한 국가철도기간망이 완성돼 동북아 경제허브를 꿈꾸는 새만금의 도약 발판이 될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군산항역에서 열린 개통식에서 “군산이 서해안 축 물류거점으로 도약하고, 산단과 항만이 국가철도망과 연계되어 환서해권 물류 경쟁력 향상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익산-대야 복선전철 개통과 함께 장항선 전철화 사업을 2024년까지 완료해 서해선 축에 준고속열차를 투입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는 서해안 축 간선철도망이 한반도 종단철도인 경의선과 북한의 개성-신의주를 거쳐 대륙철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유라시아 철도 노선은 두만강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거나, 신의주, 북경을 거쳐 모스크바로 향하는 노선이다. 모스크바에서 유럽철도와 연결되면 독일, 프랑스를 거쳐 영국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2018년 유라시아 대륙철도 운영국 협의체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바 있다. 이에 한국-유라시아 철도 물류의 성장 가능성이 동아시아 전체의 시선을 끄는 상황이다.

 이로써 지금은 장항선에 편입된 군산선 철도 역시 식민지 시절의 한 맺힌 눈물을 닦고 재기를 꿈꾸게 되었다. 군산항에서 익산역을 잇는 군산선은 일제강점기 국권피탈과 함께 호남평야의 곡식을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제가 부설한 철도다. 국토를 순환하는 혈맥이 아닌 철저히 식민지 조선의 쌀을 토해내는 피눈물의 철길이었다.

 하지만 이번 철도 개통으로 군산선은 새만금이 환서해권시대 교역과 물류 교통의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서 그 시작점이 되었다. 100년 전 수탈과 눈물의 철도, 겨레의 아픔이었던 군산선이 이제는 군산과 전북을 넘어 유라시아를 달려 세계로 비상하는 도약의 철길로 거듭나려는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대륙을 순환하는 군산철길은 전북과 새만금을 세계로 연결하고, 전북의 청년들은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게 되는 모습을 그려본다. 머지않은 일이다.

 신영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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