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인칭 단수 등 5권
[신간] 일인칭 단수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2.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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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일인칭 단수(문학동네·1만4,500원)’가 나왔다. 그의 작품세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인칭 화자의 정체성과 그 역할이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역시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한 세계관과 감성적인 필치, 일인칭 주인공 ‘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단편을 발표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는 한편으로 비현실적인 매개체를 통해 저도 모르는 사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인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 있다. 평소와 다른 차림으로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뜻밖의 공격을 당하거나 전 세계가 비틀즈 열풍에 휩싸여 있던 시절에 고등학교 생활과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까지. 글은 단편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깝게 읽힌다.

 

 ▲초가속 

 뇌과학, 경제학, 사회학, 역사학, 경영학, 중국학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팬데믹과 감염병이 가져올 변화, 시대의 흐름에 대해 같이 배워나가기 위한 공부모임을 결정했다.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직접 만나 5개월에 걸쳐 격론을 펼쳐오는 과정에서 이들은 스스로 생각지도 못했던 깨달음과 마주하게 되었다. ‘초가속(동아시아·1만8,000원)’에는 다섯 번의 세미나를 통해 저자들이 발표한 내용과 여기에 이어진 토론 과정을 고스란히 담겨있다. 코로나19는 새로운 변화를 창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폭발적으로 가속시키는 가속기이자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어디에서 활로를 찾고, 어디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할지, 실전에 단련된 실천하는 지식인들이 꾸리는 생존전략에 귀 기울여 보자.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 

 잘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나고, 온전히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된 책.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후마니타스·1만8,000원)’에 실린 24편의 이야기는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들에 집중해 기록한 내용들이다. 저자들은 여성, 이주민, 원주민, 소수자 등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그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사람들과 평화, 민주주의, 자유, 평등, 공생 등 당연시되지만 지켜지지 않는 가치들을 말할 방식으로 국제이슈를 택했다. 지문이나 나이테처럼 누군가가 살아온 흔적과 역사가 담길 수 있도록 연설이나 법정 진술, 성명, 인터뷰 등 그들이 던진 말을 따라간다. 그에 얽힌 역사적인 사실과 현재를 엮는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여기를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 

 우리는 중국을 모른다. 이들의 강점과 약점, 빈곤국에서 단시간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비결, 코로나19 전파자라는 오명 속에서 이들이 취할 다음 행보까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 뿐이다. 그러다 보니 부분으로 전체를 상상하거나 마음대로 재단하는 일이 다반사다. 코로나19 이후 신냉전의 시대,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돌베개·1만6,000원)’의 저자는 세계체제의 향후 변화와 한반도 협력시대를 위한 공부의 지도를 바둑판 위에 그려 보이기로 한다. 강대국의 힘의 논리 속에 우리의 운명이 좌지우지되고 있지만, 분명히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고 그 역할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한 까닭에 이 책을 집필했다.

 

 ▲아베에서 스가까지 조작되는 혐한 여론 

 일본에서 일어나는 한국 비판과 차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한일협정 이후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개선되어오던 분위기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렸다. 급기야 최근에는 사상 최악의 양국 관계라는 수식어가 붙고 말았다. ‘아베에서 스가까지 조작되는 혐한 여론(생각비행·1만5,000원)’은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2018년 평창올림픽부터 2020년에 이르는 2년 동안 일본에서 조작되는 혐한 여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평창올림픽, 징용공, 위안부, 미투 운동, 경제 보복 등 수많은 이슈 때마다 조작되는 혐한 여론의 중심에 자리한 일본 정부와 언론을 비판한다. 이 책에는 국가 권력과 언론이 만들어내는 악질 선동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제시하는 저자의 노력이 진하게 배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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