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속 치러진 수능 시험장, 긴장감 속 서로 응원과 격려
코로나19속 치러진 수능 시험장, 긴장감 속 서로 응원과 격려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12.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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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마련된 시험장 입구에서 수험생이 가족의 격려를 받으며 입실하고 있다. 

 “수능에 대한 긴장감에 감염 불안감까지 많이 힘들었겠지만 그동안 밤낮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년보다 3주 정도 미뤄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전북 6개 시험지구 69개 시험장에서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일제히 치러졌다.

 이날 전북지역 수능 시험장 안팎은 여느 해 치러졌던 수능 때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시험장 앞 응원이 모두 금지돼 수능 날마다 보이던 후배들의 파이팅 넘치고 시끌벅적한 응원과 간식 나눔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오전 전주지구 제11시험장 전주시 서신동 한일고등학교와 제8시험장 효자동 영생고등학교는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 마저 감돌았다.

 수험생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후배들과 교사들의 플래카드나 손팻말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고, 컴퓨터용 필기도구나 시계 등 수능에 필요한 물품을 파는 상인들도 없었다.

 무엇보다 수험생들을 보내는 부모들의 모습도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

 혹시나 모를 감염 걱정에 학부모들은 수험생 자녀를 차에서 내려주고 금세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차량 대신 거리를 두며 함께 교문으로 걸어오는 엄마와 딸, 아들의 뒤를 묵묵히 따라오는 아빠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공부를 해왔던 수험생들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가득했고, 자녀를 시험장으로 들여보낸 학부모들의 걱정섞인 눈빛에서는 애뜻함이 묻어났다.

 수능 시험 도입 이후 사상 처음으로 12월에 치러진 시험장 앞 분위기도 코로나19가 삼켜버린듯했다.

 학부모 김모(49·여) 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아들이 수능 준비를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했다”면서 “불안한 마음에 시험장을 찾았는데 아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좋은 결과를 함께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이모(54)씨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올해 수험생들이야말로 최악의 수능이 아닌가 싶다“며 ”딸이 학원도 못 가고 집에서 EBS 방송만 듣고 공부했는데 힘들게 고생한 만큼 지금껏 해온 노력이 다 이뤄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매서운 한파 속에 9시간 가까운 마라톤 수능이 끝날 무렵인 이날 오후 5시께 도내 69개 시험장 주변에서는 긴장감 속에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마중 나온 학부모들과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들, 딸들이 수능을 마치고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들은 등을 두드리며 고생한 자녀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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