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입주작가 강철 성과보고전 ‘이야기되지 못한 이야기’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입주작가 강철 성과보고전 ‘이야기되지 못한 이야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2.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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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3기 입주작가인 강철씨의 성과보고전이 4일 마무리된다.

 ‘이야기되지 못한 이야기’를 주제로 지난달 21일 문을 연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난 3년간 작업해온 ‘허복연 할머니 글씨’ 작품을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으로부터 파생된 ‘Ground zero’ 시리즈, ‘사라졌고 사라지는’ 시리즈, ‘딸 가진 여자는 싱크대 손잡이를 잡고 죽는다’, ‘손톱으로 쓰는 편지’ 등이 가슴을 아릿하게 했다.

 ‘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야기’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듣고 답하고 기억하는 존재가 없어 결국은 이야기가 되지 못하는 이야기라는 의미다.

 이 이야기의 중심 인물인 허복연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과 한국의 고도성장기를 경험한 전북 출신의 평범한 여성이다. 작가는 그의 삶을 들여다보며 공적 역사로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조관용 미술평론가는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할머니로부터 손녀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계승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성들의 차별적인 시선에 관한 이야기이다”며 “어찌 보면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행하는 그 모든 폭력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여성들의 시각을 왜곡하거나 또는 무시함으로써 일어나는 행위들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조관용 평론가는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우리 누이, 또는 어머니, 또는 할머니의 이야기이며, 우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역사이다”며 “역사는 남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역사뿐만이 아니라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역사도 우리의 삶의 일부인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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