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작고 문학인 추념 세미나…최명희, 최창학, 박찬 조명
전라북도 작고 문학인 추념 세미나…최명희, 최창학, 박찬 조명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2.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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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은 11일 오후 4시 전라북도 작고 문학인을 추념하는 세미나를 연다.

 매년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작고일에 맞춰 진행하는 이 세미나는 전북 출신 작고문학인의 너르고 깊은 문학 세계를 듣고, 전북 문학의 힘을 다시 느껴보는 시간이다.

 올해 주목한 문학인은 최명희 소설가와 익산 출신 최창학(1941∼2020) 소설가, 정읍 출신 박찬(1948∼2007) 시인이다.

 전주가 고향인 최명희 소설가는 전주와 남원을 배경으로 쓴 장편 ‘혼불’을 비롯해 전주천과 소리꾼을 소재로 한 장편 ‘제망매가’, 경기전을 공간으로 삼은 단편 ‘만종’ 등 전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최창학 소설가는 1968년 ‘창작과비평’에 발표한 중편 ‘槍(창)’을 시작으로 1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서울예술대학 문창과 교수로 재직하며 혼불문학상 수상자인 권정현·박정윤 소설가를 비롯해 김미월·조경란·천운영·편혜영·하성란 등의 문학인을 가르쳤다.

 1983년 월간 ‘시문학’에 ‘상리마을에 내리는 안개는’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찬 시인은 언론사 기자로 오래 근무하면서 시집 ‘수도곶 이야기’, ‘그리운 잠’, ‘화염길’, ‘먼지 속 이슬’, 기행집 ‘우는 낙타의 푸른 눈썹을 보았는가’ 등을 냈다.

 세 작가에 대한 연구는 문학박사 서철원(소설가·전주대 출강)·엄숙희(전북대 국문과 교수)·문신(우석대 문창과 교수) 씨가 맡았다.

 서철원 박사는 ‘혼불의 소환 콤플렉스 양상 연구’를 주제로 소설에 투영된 소환 콤플렉스와 그 상반된 지점에 있는 소멸의 서사적 상관성에 주목한다. 서 박사의 연구는 ‘혼불’ 속 각 인물의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추동하는 기억과 망각의 실존적 정합성을 밝히는 데 의의가 있으며, 작품·작가에 새로운 관념과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엄숙희 박사는 ‘최창학 소설에 나타난 불안과 증상으로서의 광기’를 주제로 작가가 소설에서 불안의 정동을 다루는 방식에 주목한다. 최창학 소설에서 불안한 주체들은 불안한 사회의 무기력한 주체들이 아니라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에 저항하는 주체들로 나타난다. 엄 박사는 최창학의 소설 속 불안한 사회의 불안한 주체들을 집중 조명하고, 작가가 불안한 주체들과 광기의 인물들을 형상화한 의미를 규명한다.

 문신 박사는 ‘박찬 시의 정신주의적 민중의식’을 주제로 시인이 민중의 삶을 어떻게 포착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정신(관념)적으로 어떻게 형상화해 내는지를 확인한다. 박찬의 시는 민중의식을 지향하는 정신주의로 평가된다. 그는 ‘수도곶’으로 대변되는 자기 고향의 공간적 특성을 민중의 현장으로 삼아 1980년대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문 박사는 시인의 시적 지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의 시 세계를 정신주의적 민중의식으로 평한다.

 제20회 혼불문학제를 겸한 세미나의 좌장은 우석대 문창과 송준호 교수가, 토론은 문학박사 권은영·박태건 씨가 맡아 연구에 힘을 보탠다.

 최기우 관장은 “작고문학인세미나는 학술적으로 작가와 작품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최명희·최창학·박찬 세 작가의 이름을 다시 부르며 삶과 작품을 기억하는 의미가 크다”라며 “우리의 연구가 작고문학인을 한 번 더 떠올리는 기회가 되고, 더 많은 학자의 본격적인 학술연구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은 2007년부터 신석정(1907∼1974), 박동화(1911∼1978), 유기수(1924∼2007), 최형(1928∼2015), 이정환(1930∼1984), 하근찬(1931~2007), 박봉우(1934∼1990), 정렬(1938∼1995), 박정만(1946∼1988), 문정(1961∼2013), 서권(1961∼2009) 등 삶과 글이 진실했던 작고 문학인을 기념하는 연구를 계속해왔다. 이날 세미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연구자들만 모여 진행하고, 이후 결과물을 공유한다. 문의 063-284-0570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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