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빅데이터·인공지능의 성지(聖地)가 되어야 한다
새만금은 빅데이터·인공지능의 성지(聖地)가 되어야 한다
  • 이귀재 전북대학교 대외부총장
  • 승인 2020.11.24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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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수년 전의 일이지만 알파고 인공지능(AI)의 바둑이 이세돌 9단을 이겨 화제가 되었다. 물론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의 연산이 인간의 연산을 앞질렀다는 데에 주목을 받기에는 충분하였다. 그런데 더 정확히 말을 하면 빅데이터(BD)가 이긴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보를 모두 저장하여 BD화시키고 수천 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하여 빛의 속도로 아주 빠르게 모든 경우의 수를 연산하게 하여 이기는 수만을 두게 만드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물론 이 BD화와 연산 등은 바둑전문 프로기사들의 모든 대국을 복기하는 것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BD의 또 다른 비슷한 예는 우주 역사 136억 년이 모두 BD이다. 무한히 적은 한 점에서 빅뱅이 일어나 온 우주가 생성되어 지구에 인류가 진화한 이 모든 역사적 사실이 BD이다. 이 BD의 어느 한 부분을 연구하는 것이 천체물리학이며 생물학이며 인문학이다.

 우리 인간의 몸을 보면 지구가 생성된 46억년 역사 후 구축된 데이터 즉 진화의 역사가 축적된 BD이다. 이를 유전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증조할아버지의 모든 정보 즉 유전자, DNA에 다 들어가 있다. 이를 전공용어로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라고 한다. 이의 예가 젖소가 옹달샘 물을 먹으면 우유가 나오고 살모사가 마시면 독이 된다. BD의 전형적인 보기이다.

 우리 옆집할머니는 때가 되시면 정확히 천일염을 사다가 쌓아서 간수를 빼시고, 쌀을 사다 비축해 놓고, 장작도 쌓아놓으신다. 감 따고 깎아서 말려서 곶감을 만들고, 무 뽑아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따뜻한 햇볕에 말려 무말랭이를 만든다. 시래기도 마찬가지이다. 3살 먹은 조카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엄마 뱃속에서 나와서, 바로 젖을 찾고, 100일이 되면 몸을 뒤집고, 옹알이를 시작하며, 보행기를 타고, 이유식을 먹고, 예쁜 짓을 하고, 서서 걸음마를 한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 나이에 맞는 일들을 척척 한다. 우리 뇌에는 그 나이에 맞는 BD가 이미 다 축적되어 있다. 바로 습관이다. 성별,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의 BD가 바로 습관이다.

 친구의 차가 사고 나서 렉카를 불렀다. 렉카 기사가 이 시간에 여기서는 사고가 잘 안 나는 구역인데 이상하게 사고가 났다고 하길래, 그럼 사고가 잘 나는 지역이 있느냐 물으니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어느 계절 어느 시기가 되면 사고가 자주 난다고 하더란다. 거꾸로 이 모든 사고가 난 상황을 모아서 그 상황을 만들어 놓고 사고를 주제를 BD로 정리하고 AI를 적용하면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도 있다. 바로 BD의 효용성과 무한한 응용성을 나타내주는 예이다.

 이 BD는 (1) “수집”을 통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고, (2) BD의 ‘분석’을 통해서 어떻게 이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고, (3) BD분석 ‘결과’로 미래예측가능한 것이다. 즉, 바로 BD를 많이 모아 놓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 가능한 것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선진 각국에서는 BD·AI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차세대 국가망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국가융합망 백본망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골자이다. 국가융합망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48개 정부부처마다 개별적으로 운영해온 국가통신망을 하나의 백본망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중복되는 비용을 줄여 국가예산을 효율화하는 작업인 동시에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여 보안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전·광주·대구·공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와 정부기관이 집중된 서울·과천·대전·세종 정부종합청사 중심으로 30개의 광역 시도와 시군을 연결한다. 계획에 따르면 2021년 3월까지 백본망 구축을 완료한다. 이러한 차세대 국가통신망의 사업자가 SK브로드밴드가 선정되었고 기업(B2B)과 공공(B2G)사업 분야를 이끌어나가고 기존인터넷과 미디어 등 고객용(B2C) 서비스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한축으로 집중 투자한다.

 특히 이러한 국가융합망의 구축에 있어서 우리도의 새만금에 ‘데이터 구축사업’이 추진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전 세계기업들이 BD센터 구축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새만금을 “동북아 BD센터 허브”로 키운다. 특히 SK그룹 에너지 계열사들과 협력하여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 기반의 저전력 BD센터 모델을 제시하여 그 꿈과 미래 가능성을 더해주고 있다.

 2021년까지 새만금에 아시아 7개국 10개 지점을 연결하는 해저 광케이블로 해외망을 구축하고, 새만금과 서울·수도권도 광케이블로 연결한다. 동반되는 BD구축사업은 국가융합망 동북아시아 허브와 함께 필수적 하이테크놀로지인 인공지능(AI) 개발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에 3년 동안 천억 원을 투자해 새만금 산업단지 2공구에 3백여 개의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창업클러스터와 BD건물 29동도 들어서게 된다. 이에 우리 도는 적극적으로 힘을 합하고 투자하여 새만금을 전세계의 DB와 AI의 성지(聖地)로 가꾸는데 아낌없는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귀재<전북대학교 대외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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