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제로 시대
넷 제로 시대
  •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 승인 2020.11.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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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속 어수선한 시절임에도 만산홍엽의 가을은 사색을 안겨다 주고 어느새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을 데려다 놓는다. 국회에서는 내년을 준비할 예산심의가 한창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적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선언’을 했다.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협의체인 IPCC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줄이고 2050년까지 ‘넷 제로’ 선언을 해야 한다”는 권고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하는 길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과감히 도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세계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새로운 경제·국제질서의 트렌드를 따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넷 제로?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넷 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제로, 즉 0인 상태를 말한다. 정부는 연말까지 확정안을 UN에 제출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지난여름 우리는 54일이라는 최장기간의 장마를 겪으며 물난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많은 사람이 기후위기라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기도 하고 해서는 안 될 무엇도 있다. 넷 제로 문제는 모두가 함께 실천해 나가야 할 과제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함께 고통을 분담해 나가야 할 궁극의 문제라는 생각 속에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도 함께 언급해 보고자 한다.

 미세 플라스틱의 문제와 지방 소멸의 시대, 아울러 지방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겠다. 미세 플라스틱은 물리적 파쇄, 광분해, 생물 분해 등 풍화 과정을 거쳐 변화하거나 생산과정에서 그 크기가 5mm 이하가 된 플라스틱을 말하며 직경이 0.001mm 이하는 ‘초미세 플라스틱’으로 부르는데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롤프 홀든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인체의 모든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초미세 플라스틱이 혈관으로 들어가 혈류를 타고 이동해 신장, 간, 폐와 같은 기관에 적체된 것으로 미세플라스틱은 동물 실험 결과 염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불임, 암 등과도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과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1년에 최소 50,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먹고 마시고 있다고 한다. 특히 대도시에 가까이 살수록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될 때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지 체계적이고 면밀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도 놓칠 수 없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총인구는 5,178만 명으로 한국인 두 명 중 한 명은 수도권에 살고 있으며 아이들은 줄고 노인은 증가했다.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인구 고령화도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방 소멸시대가 다가오는 셈이다. 인구 감소로 대학이 남아도는 문제 또한 걱정이다. 대학 입학이 가능한 학생 수 47만9천명보다 대학 정원이 18천 명 정도 많다. 정부 대책은 대학 평가를 통한 지방대의 구조조정인데 지방대의 구조조정이 지방 소멸을 가속화 시키는 문제가 있는 반면 서울의 주요 대학은 구조조정 무풍지대에 있다.

  고등교육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 된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전체대학 정원 10% 감축’을 제안하면서 대학 정원 부족 문제를 지방대 폐교를 통해 해결할 게 아니라 전체대학 인원의 감축을 통해 적정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당면한 지방 소멸의 시대에 대한 해법에 머리를 맞대야 하지만 지방대학의 구조조정으로 가속화 시키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특정한 지역, 특정한 계층의 사람들이 아닌 인류 보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온도계 있는 화두, 우린 그걸 고민해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점에 지속가능한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고재찬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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