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단풍·폭포·힐링 순창 강천산
아기단풍·폭포·힐링 순창 강천산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20.11.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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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됨에 따라 그동안 집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을 정취를 찾아 전국의 단풍 명산으로 떠나고 있다. 국내 단풍 명산이라고 하면 설악산과 내장산 등을 거론하지만,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순창 강천산을 빼놓을 수 없다.

 순창 강천산은 새색시처럼 곱게 물든 아기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 시원한 물줄기가 매력적인 병풍폭포, 웅장함에 다시 한 번 놀라는 구장군폭포, 아찔한 현수교 등도 매력 포인트다. 이번 주말이 단풍 절정기로 전망되는 강천산을 소개한다.

 ◆순창의 대표 관광지

 색깔이 선명한 아기단풍으로 유명한 순창 강천산은 지난 주말에만 전국에서 3만2천여명이 다녀갔다. 이번 주말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 더 많은 방문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점쳐진다.

 전국 최초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강천산은 해발 584m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맑은 계곡과 5개 코스의 등산로를 비롯한 맨발 산책로, 병풍폭포, 구장군폭포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강천산을 끼고 도는 계곡과 바위가 아름다워 이곳은 예로부터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그 가운데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구간은 병풍폭포부터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맨발 산책로다.

 강천산은 산세가 가파르지 않아 맑은 계속을 따라 아이들도 걸을 수 있는 완만한 산책로가 왕복 5km가량 이어진다. 황톳길에 모래를 뿌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엄마들과 아이들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구운 붉은색 단풍이 마치 병풍처럼 등산객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고 있다. 특히 현수교부터 구장군폭포까지 800m가량의 아기단풍이 장관이다. 단풍으로 터널을 이뤄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청량감을 느끼게 해줄뿐더러 포근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대화하면 어느새 구장군폭포에 도착해 있다.

 ◆병풍폭포·구장군폭포

 강천산 입구를 조금 지나면 등산객들이 하늘을 쳐다보며 입을 벌리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저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에 감탄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로 병풍폭포다.

 병풍폭포는 이름처럼 병풍을 드리운 아름다운 폭포다. 또 병풍처럼 넓게 펼쳐져 쏟아지는 물주기가 장관이다. 이 폭포는 자연이 만들어낸 게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도 잊는다.

 병풍폭포에서 폭포수를 맞으면 죄지은 사람도 죄가 씻겨 내려간다는 전설이 있다. 높이 50m의 시원한 폭포수가 연방 쏟아지며 갈 길 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폭포 앞에서는 사람들의 휴대전화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린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폭포 앞에서 제각기 포즈를 취하는 데 열중일 수밖에 없을 절경이기 때문이다.

 병풍폭포가 소담한 여성의 미를 간직했다면, 구장군폭포는 웅장한 남성미가 돋보이는 폭포다. 강천사를 지나 마주하는 구장군폭포는 높이 120m에서 세 줄기 폭포수가 떨어진다. 병풍폭포보다 높이가 높다 보니 쏟아지는 모습도 웅장하다.

 산수정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강천산에서 가장 빼어난 비경으로 꼽힌다. 구장군폭포를 보지 못하면 강천산에 왔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이곳의 아름다운 절경은 보는 이들의 혼을 빼놓는다.

 구장군폭포는 옛날 마한시대 혈맹을 맺은 아홉 명의 장수가 전장에서 패한 후 이곳에 이르러 자결하려는 순간 ‘차라리 자결할 바에는 전장에서 적과 싸우다 죽자’는 비장한 각오로 마음을 다지고 전쟁에 나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고즈넉한 분위기 강천사

 강천산의 초입에서 맨발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즈넉한 사찰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강천사다. 강천사는 고려 887년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다. 대웅전전과 오층석탑, 금강문 등이 있는 규모가 작은 절이다.

 창건자 도선이 “머리카락과 수렴이 없는 사람이 있어야 빈찰(貧刹)이 부찰(富刹)로 바뀌고 도량이 정화된다”라고 한 예언에 따라 이곳을 유지해 비구승보다 비구니들이 많이 머물렀다고도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여성스럽고 수수함이 많이 느껴지는 절이다. 강천사는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물 한 모금의 휴식을 기꺼이 내주는 휴식처다. 오가며 들어와 쉬며 그 소담한 아름다움에 빠져봄도 이 가을의 좋은 추억거리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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